[데일리스포츠한국 정진영 기자] 한국 남자 탁구가 '만리장성' 중국을 넘지 못하고 4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주세혁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탁구대표팀은 지난 24일 부산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중국과의 풀매치 접전 끝에 매치 점수 2-3으로 아쉬운 역전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 남자 탁구는 2008년 광저우 대회 이후 16년 만의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결승 진출에 실패함과 동시에, 2016년 쿠알라룸프르 대회부터 4회 연속 동메달을 획득하게 됐다.
남자 대표팀은 폴란드, 인도, 칠레, 뉴질랜드와 한 조를 이룬 조별예선에서 4전 전승을 거두고 토너먼트에 진출, 인도, 덴마크를 잇달아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날 한국은 '에이스' 장우진을 1단식에, 임종훈과 베테랑 이상수를 각각 2, 3단식에 배치하며 '만리장성' 중국을 상대로 총력전을 예고했다.
이에 중국은 세계 랭킹 2위이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4관왕 왕추친을 1단식에 내세웠고, 1위 판전둥에게 2단식, 3위 마룽에게 3단식을 맡겼다.
1단식에 나선 장우진은 왕추친을 매섭게 몰아치더니 1게임을 11-7로 가져왔다. 시작부터 테이블을 달군 장우진은 이후에도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강공을 꽂아 넣으며 맞섰다.
장우진은 2게임을 내줬으나 듀스 접전 끝에 3게임을 가져오며 기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날이 서기 시작한 왕추친의 포핸드 공격을 4게임에서도 잘 막아내고 게임 점수 3-1(11-7, 2-11, 13-11, 11-6)로 승리했다. 중국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내준 매치 점수였다.
2단식의 임종훈은 판전둥의 예리한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0-3(8-11, 6-11, 8-11)으로 졌다. 3단식, 이상수와 마룽의 맞대결은 풀게임으로 치달았다.
마지막 5게임에서 이상수는 적극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몰아붙였고, 마룽은 쉬운 샷이 네트에 걸리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상수는 마룽을 3-2(11-7, 4-11, 12-10, 6-11, 11-4)로 물리쳤다.
4단식에 나선 장우진이 몇 차례 아쉬운 범실 끝에 판전둥에게 0-3(6-11, 7-11, 10-12)으로 패하면서 승부는 5단식으로 향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임종훈은 왕추친을 상대로 2게임 한때 4-1까지 앞서는 등 선전했다. 그러나 왕추친의 정교한 포핸드와 한 박자 빠른 백핸드를 이겨내지 못하고 0-3(5-11, 7-11, 5-11)으로 패했다.
앞서 여자 대표팀이 중국에 져 8강에서 탈락한 한국 탁구는 이날 남자 대표팀도 중국에 패하면서 대회 일정을 모두 마쳤다.
한편, 중국 남자 탁구는 1993년 구텐베르크 대회부터 이어온 연속 결승 진출 기록을 15회로 연장했고, 2001년 오사카 대회부터 한 번도 세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을 놓치지 않은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11연패에 도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