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경주마 교배 시즌’…마사회, 씨수말 교배 지원 나서

봄은 ‘경주마 교배 시즌’…마사회, 씨수말 교배 지원 나서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4.02.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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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제주 조천읍 렛츠런팜 제주의 씨수말 교배소에서 목장 관계자들이 무사고기원제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21일 제주 조천읍 렛츠런팜 제주의 씨수말 교배소에서 목장 관계자들이 무사고기원제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봄은 경주마들의 교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절이다. 지난 21일 제주 조천의 렛츠런팜 제주와 22일 전북 장수의 한국마사회 렛츠런팜 장수에서는 씨수말과 씨암말들의 안전하고 성공적인 교배를 기원하는 무사고기원제를 시작으로 번식마들의 교배가 시작됐다.

말의 교배는 암말의 발정기에 맞춰 통상 2월에 시작되며 6월까지 이어진다. 임신기간은 사람보다 조금 긴 11개월로 건강한 암말 한 마리는 통상적으로 1년에 한 마리의 자마를 생산한다.

교배는 경마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한 축을 맡는다. 사람 뿐만아니라 말 역시 혈통이 말의 기질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며, 특히 선대 말들의 운동능력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경주마는 전 세계적으로 인공수정 없이 오직 자연교배를 통해서만 생산해야 한다. 씨수말 한 마리가 1년에 교배할 수 있는 횟수는 100에서 150두 정도로 제한되기 때문에 인기 씨수말의 교배권을 두고 농가들은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세계 최상위 씨수말의 두당 교배료는 수억 원을 웃돌기도 하며, 씨수말 한 마리의 몸값은 최고 수백억 원에 이르기도 한다.

한국마사회는 민간에서 도입하기 어려운 우수 씨수말을 해외로부터 도입해 시장보다 저렴한 가격 또는 무상으로 생산 농가에 교배를 지원해 오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해 국내 씨수말 순위 1위였던 ‘한센’을 비롯해 올해 총 여섯 두의 씨수말을 투입, 등록된 농가 165호를 대상으로 최대 475두의 교배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지난 12월 한국마사회가 4년 만에 신규 도입한 씨수말 ‘클래식 엠파이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교배 지원에 투입되며 농가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씨수말 ‘한센’이 올해 첫 교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씨수말 ‘한센’이 올해 첫 교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경주마를 국내에서 생산하자는 움직임은 1991년부터 한국마사회와 농림수산부의 주도하에 일어났다. 만 30년이 지난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경주마는 연간 약 1300두 규모. 전국 37호뿐이던 생산 농가는 200여 호로 늘었다. 

지원 속에 성장해 온 경주마 생산시장은 이제 민간을 중심으로 더 발전해 나가고 있다. 라온목장의 씨수말 ‘머스킷맨’은 현존 최강 경주마인 ‘위너스맨’을 비롯해 ‘라온퍼스트’, ‘라온더스퍼트’등 명품 경주마들을 대거 배출하며 라온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이광림 생산자가 운영하는 ‘챌린저팜’이 2020년 도입한 미국산 씨수말 ‘레이스데이’의 미국산 자마 ‘화이트아바리오’는 지난해 세계 최고의 경주 중 하나인 미국의 ‘브리더스컵 클래식’을 우승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레이스데이’를 통해 세계적인 경주마를 생산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국내 생산 농가들은 앞다투어 ‘레이스데이’의 교배권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장의 확대에 따라 한국 경주마 출신 씨수말들이 올리는 성과도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두바이 월드컵 예선에 출사표를 던진 ‘심장의고동’의 부마 ‘지금이순간’이 국산 씨수말의 대표적인 예다. 최초의 통합 3관마 ‘파워블레이드’와 대통령배 4년 연패에 빛나는 ‘트리플나인’ 역시 자마들을 배출하며 대를 잇는 슈퍼스타 탄생에 기대감을 주고 있다.

한국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30년 전만 해도 수입에 의존하던 경주마 시장이 이제는 80% 이상의 자급률을 보일 만큼 성장했다. 이제는 민간에서도 세계시장을 목표로 씨수말 도입, 조련 인프라 확대 등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라고 알렸다.

이어 “마사회는 앞으로도 생산 농가를 대상으로 우수한 혈통 보급, 시설 및 교육지원 등을 확대할 것이며 동시에 우리 경주마들이 해외에서 주목받을 수 있도록 해외 원정 출전, 교류 경주, 실황 수출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과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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