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드러난 클린스만식 '해줘 축구'의 한계

[아시안컵] 드러난 클린스만식 '해줘 축구'의 한계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4.02.07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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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강인이 7일(한국시간) 열린 요르단과 아시안컵 준결승전서 상대 태클에 넘어진 뒤 파울을 불지 않은 심판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한국은 이날 1-2로 졌다. / 연합뉴스)
(사진=이강인이 7일(한국시간) 열린 요르단과 아시안컵 준결승전서 상대 태클에 넘어진 뒤 파울을 불지 않은 심판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한국은 이날 1-2로 졌다. / 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선수 기량에 의존하는 '해줘 축구'의 한계가 드러났다.

7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 64년 만의 우승을 꿈꾸던 한국은 이날 요르단에 0-2로 지며 고개를 숙였다.

'졸전'이라는 단어 외에는 한국의 경기력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23위)보다 64계단이나 낮은 요르단(87위) 상대로 슈팅 17개, 유효슈팅 7개를 허용했다. 

반면 우리는 슈팅 8개로 절반에도 못 미쳤고,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아시아 최고 공격수로 꼽히는 손흥민, 프랑스 명문 파리 생제르맹에서 뛰는 이강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서 두 자릿수 골을 넣고 있는 황희찬 등이 배치된 공격진이 작성한 기록이다.

이날 한국은 중원에 이재성과 황인범, 박용우 등 세 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호주전 후반에 이재성이 투입되며 공이 원활하게 돌기 시작했는데, 요르단 상대로는 처음부터 당시와 같은 조합을 들고 나온 것이다.

하지만 공은 쉽사리 요르단 위험 지역으로 가지 못했다. 상대의 강한 전방 압박에 뒤로 쫓겨나기 바빴다. 스리백과 파이브백을 오간 요르단 수비는 한국이 중원에서 공을 잡으면 측면 수비수들까지 가담해 순간적으로 4~5명이 압박을 시도,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막힌 혈을 뚫기 위해 후반전 시작과 함께 이강인을 중원에 배치했다. 탈압박에 능한 이강인이 중원에서 공격 진영으로 공을 뿌리도록 내린 조치였다. 

그러나 3선에 위치한 이강인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호주와 8강전 모두 120분 연장 혈투를 소화했던 이강인이기에 체력적으로도 힘든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결국 위험한 지역에서 공을 지켜내려던 이강인은 상대에게 역습 빌미를 제공했고, 이는 무사 알 타마리의 추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손흥민도 상황은 비슷했다.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선수가 공이 오질 않으니 직전 최후방까지 내려가 공을 운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후반전 들어서는 왼쪽과 중앙,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겨다니느라 바빴다. 이날 손흥민은 슈팅을 때려보지도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무(無)전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면서 '해줘 축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리고 이날 그 한계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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