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파헤치기] (78) 카슈미르 연대의 날을 맞아

[파키스탄 파헤치기] (78) 카슈미르 연대의 날을 맞아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24.01.3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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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미라클’(miracle). 아프카니스탄에서 지난 2021년 8월 우리 정부와 기관을 도운 현지인 조력자와 그 가족들 390명을 국내로 이송한 군 수송 작전명이다. 수도 카불이 혼란에 빠지자 우리 군은 공군 수송기 3대를 아프카니스탄 인접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급파해 구조에 성공했다. 한국과 파키스탄이 수교 40주년을 맞았다. 본지는 파키스탄의 전통·음식·관광문화와 문화교류, 한국과 파키스탄의 민간·외교와 그 전망을 매주 1회씩 싣는다(편집자 주).

파키스탄은 매년 2월 5일을 ‘카슈미르 연대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인도와의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카슈미르 지역 일대 거주민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하고자 공휴일로써 지정된 이 날에는 파키스탄 전역에서 정치 집회, 세미나, 컨퍼런스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이 열린다.

70년 넘게 이어져 온 카슈미르 분쟁 기간 파키스탄은 변함없이 카슈미르 지방 정부의 자유를 주장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자신들이 카슈미르와 문화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고, 역사적인 관계성도 깊다고 판단하고 있다.

영국의 인도 통치가 끝난 후 카슈미르는 파키스탄과 인도가 대립하는 ‘화약고’가 됐다. 1947년 카슈미르의 힌두 지도자 마하라자 하리 싱의 인도령 가입 문서 서명과 인도군의 카슈미르 진주로 본격적으로 촉발된 갈등은 전쟁과 학살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UN 안전보장이사회는 1948년 안보리 결의를 통해 카슈미르 지역의 분할 점령과 UN 산하 인도·파키스탄 군사 감시단(UNMOGIP) 파견을 결정해 갈등을 일단락했지만, 잠들지 않은 불씨는 1965년 다시금 전쟁이라는 형태로 폭발했다. 이후로도 카슈미르 내에서의 이슬람 분리주의 대두와 이에 대응하는 인도의 초헌법적인 대응이 맞부딪히며 갈등은 잠들지 않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난 2019년 인도가 카슈미르 지방의 자치권을 규정하던 헌법 370조를 폐지한 것이다. 이 조치에 따라 인도 정부는 기존 잠무카슈미르주를 해체하고 잠무카슈미르·라다크의 두 연방 직할지를 신설해 정부의 직접적인 지역 관리에 들어갔다.

이러한 조치는 2014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힌두교 민족주의적 정책과 관련이 있다. 집권당인 인도인민당과 모디 총리는 힌두교도 중심의 정책을 피고 있으며, 극단적인 세력에서는 ‘힌두 우월주의’를 주창하며 힌두교도만이 존재하는 인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피고 있다. 카슈미르 지역의 자치권 박탈 역시 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파키스탄은 인도 정부의 이러한 조치가 인도 내 무슬림들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특히 헌법 370조의 폐지에 관해서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카슈미르가 세계에서 가장 군사화된 지역이라며, 자치권이 박탈된 후 야간 통행금지, 납치, 고문 등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인도의 이러한 행보가 카슈미르 주민들에게 권리를 부여하고, 이 지역에 생긴 모든 변화를 안보리에 통보해야 한다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여러 국제 포럼에서 이러한 조치에 대응해 카슈미르 문제를 부각하고자 하고 있다. 임란 칸 전 총리는 UN에 카슈미르 관련 안보리 결의안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카슈미르 연대의 날’ 역시 같은 선상에서 카슈미르 주민에 대한 국가적 지지와 연대를 알리기 위한 목적을 담고 있다. 파키스탄은 국제사회가 카슈미르 주민들이 처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영구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문제 해결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라 나지르(이슬라마바드 에어유니버시티 전략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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