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끝판대장’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오승환과 삼성 라이온즈가 긴 협상 끝에 계약에 합의했다.
삼성 구단은 16일 “FA 오승환과 계약기간 2년, 계약금 10억 원, 연봉 합계 12억 원 등 총액 22억 원에 계약했다”라고 알렸다.
별도 옵션 없이 22억원이 전액 보장되는 ‘풀 개런티’ 계약이며, 샐러리 캡 상한선을 맞추기 위해 2024년 4억 원, 2025년 8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이로써 해를 넘겨 이어지던 삼성과 오승환의 협상도 드디어 종지부를 찍게 됐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오랜 시간 군림하며 ‘끝판대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오승환이지만, 40줄을 넘긴 나이로 인해 최근에는 기량 저하에 관한 우려가 컸다.
특히나 지난 시즌 전반기에 26경기 2승 3패 1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80으로 부진해 아무리 오승환이라도 나이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피OPS가 0.913에 달할 정도로 구위 문제를 드러냈고, 2군을 다녀오거나 잠시 셋업맨으로 보직을 변경하고, 프로 데뷔 18년 만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하는 등,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오승환은 32경기 2승 2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20으로 안정을 찾았다. 표면적인 성적뿐만 아니라, 피OPS 0.465, WHIP(이닝당 출루 허용) 0.86 등 세부 지표도 좋았다.
지난해 6월 6일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라는 금자탑을 세운 오승환은 10월 14일 SSG 랜더스와의 홈 최종전에서 KBO리그 역대 최초로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하며 의미 있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3시즌까지의 통산 성적은 KBO리그 한정 668경기 41승 24패 17홀드 400세이브. 한미일 3개국 성적을 합치면 1027경기 61승 44패 522세이브 평균자책점 2.34다.
시즌 종료 후 삼성이 샐러리 캡 상한선 문제로 고심하는 가운데 협상이 지지부진해 오승환과의 의견 차가 크다는 설이 나왔고, 삼성 역시 김재윤을 영입하며 오승환의 후계자를 미리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변 없이 오승환과 삼성이 계약에 다다르며 2024시즌에도 ‘끝판대장’으로의 발걸음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협상 과정에서 최선의 길을 고민하느라 다소 시간이 걸렸다”라며 “최고의 팀 구성을 위한 구단의 행보를 이해해주고 따라준 오승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과 계약을 마친 오승환은 KBO리그 역대 최고령 세이브 기록에도 도전한다.
기존 최고령 기록은 임창용이 KIA 타이거즈 시절이던 2018년 6월 7일 세운 42세 3일로, 1982년 7월 15일생인 오승환이 7월 중순 이후 세이브를 달성하면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