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먼저가 아니다’…MLB 도전하는 日 투수들의 놀라운 선택

‘돈이 먼저가 아니다’…MLB 도전하는 日 투수들의 놀라운 선택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4.01.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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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제드 호이어 앳 로우스 호텔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13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제드 호이어 앳 로우스 호텔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프로스포츠 선수라면 누구든 고액 연봉에 혹할 수밖에 없다.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메이저리그(MLB) 무대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올겨울 미국으로 떠나는 일본인 투수들은 이야기가 다른 듯하다.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시카고 컵스 구단은 “좌완 투수 이마나가 쇼타와 4년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알렸다.

이마나가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통산 165경기 64승 50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2시즌간 빼어난 활약을 이어왔고, 패스트볼 구위는 MLB에서도 통할 수준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MLB의 문을 노크한 이마나가를 향해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동갑내기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가 지난 시즌 맹활약한 덕에, 지난 시즌 센가가 받았던 5년 7500만 달러(한화 약 986억 원)보다 더 큰 계약을 따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공개된 계약 규모는 4년 5300만 달러(약 697억 원)에, 옵션을 포함해도 최대 5년 8000만 달러(약 1052억 원)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때 1억 달러를 넘기리라는 예상까지 나온 데 비해 작은 액수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마나가는 컵스를 비롯한 복수의 구단에서 계약을 제시받았고, 그 가운데는 컵스보다 규모가 2배 이상 큰 계약을 제시한 구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본인이 거절한 것이다.

본인이 컵스를 선택한 이유를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여러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인 동료인 스즈키 세이야가 뛰는 점, 이마나가에게 적극 구애한 팀이 경쟁이 심한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구단이라 이를 회피했다는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이마나가가 13일 열린 입단식에서 컵스의 응원가인 ‘GO CUBS GO’의 문구 일부를 따와 인사말로 쓸 정도로 컵스에 애정을 드러낸 점에서, 본인이 선호하던 구단에 가기 위해 ‘페이컷’을 했으리라는 추측도 나온다.

우와사와 나오유키와의 계약을 발표한 탬파베이 레이스. (사진=탬파베이 레이스 구단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우와사와 나오유키와의 계약을 발표한 탬파베이 레이스. (사진=탬파베이 레이스 구단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이마나가의 입단이 정식으로 발표된 날, 더 놀라운 소식이 함께 전해졌다. 우완 투수 우와사와 나오유키가 탬파베이 레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것이다.

우와사와의 계약은 MLB 승격시 350만 달러(한화 약 46억 원)를 받는 ‘스플릿 계약’으로, 스프링 트레이닝 초청권이 포함돼 여기서 MLB 선수들과 경쟁하며 빅 리그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비록 구위 등에서 이마나가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우와사와지만, NPB 통산 173경기 70승 62패 평균자책점 3.19, 지난 시즌에는 24경기 9승 9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한 만큼 마이너 계약만 제시받을 선수는 아니다.

실제로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이 MLB 로스터가 보장되는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와사와는 자진해서 탬파베이로 향했다. 탬파베이의 투수 육성 시스템에 끌렸다는 이유다.

우와사와는 “탬파베이 레이스의 일원이 된 것이 기쁘다”라며 “탬파베이에서 뛰기로 한 것은 투수 육성과 풍부한 역사에 끌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탬파베이는 카일 스나이더 투수코치의 지휘 아래 유망주 선수나 ‘미완의 대기’를 리그 정상급 선수로 잘 키워내기로 유명하다. 우와사와도 이런 점을 보고 다른 제안을 마다하고 탬파베이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마에다 켄타(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계약하며 ‘노예계약’ 소리가 나올 정도로 구단에 유리한 계약을 하는 등, 일본 투수들 가운데 도전 정신을 앞세워 적은 연봉도 마다 않는 모습을 보인 사례가 심심찮게 있었다.

마에다와 비슷한 길을 택한 이마나가와 우와사와. 두 선수가 미국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에도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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