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패러다임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모색

전쟁과 패러다임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모색

  • 기자명 김응철 교수
  • 입력 2024.01.0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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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갑진년은 지구촌 각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세계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나타나는 이면에는 전쟁이 자리 잡고 있다. 전쟁은 군수산업을 발전시키고, 이 과정에서 개발된 첨단기술들이 민수산업으로 확산되면서 과학기술적 패러다임의 전이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약 110여 년 전인 19147월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이 전쟁은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제국이 세르비아 왕국에 전쟁을 선포함으로써 촉발되었으며 약 4년 후인 191811월에 종전하였다. 이 전쟁의 배경에는 영국, 프랑스, 러시아제국 중심의 삼국협상과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이탈리아 중심의 삼국 동맹의 대립이 있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세계 각 지역에 식민지를 건설한 제국으로 성장하였는데 이에 독일, 이탈리아 등이 반발하고, 이 과정에서 발칸반도에서 세력 확대를 노리는 러시아제국의 이해관계 등이 결합되면서 유럽이 전쟁의 화마에 휩쓸리게 된 것이다.

1차 세계대전으로 약 900만명의 군인이 전사하고 민간인 사망자 600만명, 그리고 부상자는 2,700만 명에 이르렀다. 이 전쟁은 미국의 참전을 기점으로 종전에 돌입했으며, 세계 각국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다. 1917년 스페인 독감이 창궐하였고,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항공기와 군함, 잠수함 등이 개발되었다. 독일에서는 히틀러의 전체주의 독재체제가 구축되었고,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등장, 일본의 군국주의 체제 공고화,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과 공산주의체제 등장 등 여러 가지 정치적, 사회적 변화가 나타났다. 그리고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2024년을 시작하면서 지구촌의 변화도 예사롭지 않다.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으며, 2022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장기간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202310월 가자지구에 있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국민들을 공격하면서 중동지역의 화약고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이번 전쟁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인해 세계 각국들이 군비경쟁에 나서고, 각 지역별로 소규모 국지전이 계속 발생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국방예산을 확대하고, 무기 생산과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전쟁으로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등의 연합체계가 구축되었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유럽의 NATO 중심의 동맹체계는 더욱 공고해졌다. 이와 같은 대립구도의 격화는 세계화를 통해 발전한 국제경제의 변화를 야기할 것이다. 국제무역이 점차 블록화 되면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은 지금보다도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이 와중에 중국은 대만을 통합하기 위해 군사력을 키우고 있으며, 베네수엘라는 가이아나 침공을 예고하고, 터키는 시리아 북부를 공격하고,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내전, 남북한 대립의 격화 등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대전으로 비화되지 않고 있는 것은 미국의 군사력이 아직은 세계를 제패할 정도로 막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핵무기가 등장하면서 강대국 사이의 직접적인 전쟁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 것도 세계대전을 막고 있는 중요한 변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전쟁과 과학기술의 진보는 앞으로 수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를 촉발시킬 수 있다. 재래식 전투는 첨단 AI를 장착한 로봇 전쟁으로 바뀔 것이고, 무역과 금융 시스템의의 변화, 석유를 대체하는 수소와 원자력 에너지의 활용의 급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하이브리드화 과정을 거쳐 전기차, 수소차 등으로 대체되고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비약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자연환경의 변화, 기근과 질병의 만연이다. 여기에 더하여 많은 사람들의 우울, 불안, 분노에 휩싸이면서 마약이 확산되고 광적인 스포츠 응원에 집착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인성의 파괴, 공동체의식 저하, 이타정신의 쇠퇴 현상도 나타나면서 사회적 붕괴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탈종교화, 무종교인의 증가 현상으로 인해 종교의 사회적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종교는 사회의 균형추 역할을 하고, 사회구성원의 정신세계를 정화시킴으로써 대립과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 그렇지만 현대사회에서 일부 종교단체가 사회악으로 치부되거나 비난과 비판의 대상이 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나라는 6.25 전쟁의 폐허에서 출발하여 지난 70여 년 동안 괄목할만한 발전을 거듭하여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섰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분단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주변 국가들이 전쟁의 위기를 조장하면서 여러 가지 내부적 문제도 산적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는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있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태롭게 하는 상황이다. 고령인구가 급증한 농촌 지역은 소멸위기에 내몰리고 있으며 자살률은 지구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경제의 세 주체인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가계가 합심 협력해야 극복이 가능하다.

우리 사회는 이미 누구도 가보지 않은 어려운 길에 들어섰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우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사회가 보고 배울 수 있는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빠르게 성취한 경제성장보다 더 빠르게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 것이다. 그러나 결코 좌절할 필요는 없다. 어떤 문제든 해결방안은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어려움은 구성원 각자의 지혜가 결집된 집단지성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이 필요하다. 갑진년 새해부터는 우리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지혜롭게 노력하고, 슬기롭게 화합하여 서로가 이익되고 향상되고 행복의 길로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김응철(중앙승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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