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남긴 ‘247억 돈벼락’…키움, ‘신중하고 현명하게’ 새 기틀 짜야

이정후가 남긴 ‘247억 돈벼락’…키움, ‘신중하고 현명하게’ 새 기틀 짜야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3.12.13 15:05
  • 수정 2023.12.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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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경기 종료 후 열린 고별 행사에서 키움 이정후가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월 1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경기 종료 후 열린 고별 행사에서 키움 이정후가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프랜차이즈 스타가 ‘돈벼락’을 안기고 메이저리그(MLB)로 떠났다. 이제 그 자리에 새 기틀을 다지는 것은 키움 히어로즈의 새로운 과제가 됐다.

13일 오전(한국시각) 복수의 현지 매체에서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합의에 도달했다”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지 기자들의 내부 소식통에 따른 “합의 완료” 선언은 사실상 ‘오피셜’이나 다름없는 만큼, 이정후의 MLB 진출이 성사된 셈이다.

충격적인 것은 계약 규모였다. 이정후는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한화 약 1484억 원)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는 한국인 선수의 포스팅 규모로는 역대 최고액이며, FA를 포함해도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한 추신수(7년 1억 3000만 달러)에 이은 2위다. 여러모로 새 역사를 쓴 계약이었다.

이정후가 고액 계약을 맺으며 원소속팀이던 키움 역시 큰 이익을 봤다. 포스팅 규정상 계약 규모의 일정 금액 만큼을 이적료 명목으로 원소속팀에 지급하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에서 계약 규모가 5000만 달러를 초과하면 초과분의 15%와 937만 5000달러를 원소속팀에 지급한다. 이에 따라 키움이 받을 돈은 약 1880만 달러, 한화로 무려 247억 원이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사진=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사진=키움 히어로즈)

물론 이정후의 계약에는 ‘옵트아웃’(선수가 계약을 중도에 임의 해지) 조항이 있어, 4년 차 시즌이 끝나고 다시 FA로 풀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적료는 약 1267만 달러(한화 약 167억 원)로 줄어든다.

그럼에도 거액이다. 키움의 올해 팀 연봉 총액이 83억 원이었으니, 이정후가 4년만 뛰고 옵트아웃 조항을 발동하더라도 2년분의 연봉 총액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키움의 행보다. 이정후의 이적료로 막대한 돈을 거머쥐게 된 만큼,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새 기틀을 짤 필요가 있다. 특히나 ‘자생구단’인 키움에게 이러한 큰 돈은 더더욱 의미가 있는 만큼, 비전을 갖고 적절히 소비할 필요가 있다.

이미 키움은 이정후의 부상 기간 중에 최원태를 LG 트윈스로 트레이드하며 이주형과 김동규를 받아와 미래를 대비한 바 있다.

특히 이주형은 이정후와 같은 호타준족 좌타 외야수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고, 트레이드 후 51경기에서 타율 0.330 OPS 0.911 6홈런 3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단숨에 이정후의 후계자로 떠올랐다.

9월 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 출전한 키움 이주형. (사진=키움 히어로즈)

이주형을 필두로 키움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도 선발된 김휘집과 대표팀 백업 포수로 착실히 경력을 쌓고 있는 김동헌, 시즌 말미에 콜업돼 4할대 타율로 활약한 박수종 등 뒤를 이을 젊은 야수들이 많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젊은 타자들로 구성된 탓에 구심점을 잡아줄 베테랑의 부재가 두드러진다. 이형종, 이용규, 이원석 등이 있으나 올 시즌에는 제 몫을 해주지 못했고, 최주환이 얼마나 활약할지도 미지수다. 여기에 투수진 역시 선수들의 부상과 더딘 성장으로 공백이 느껴진다.

남아 있는 변수가 많은 점도 걸린다. 내야진의 사령관 김혜성은 2024시즌 후 MLB 도전을 천명했고, 에이스 안우진은 2024시즌에 1군에서 볼 수 없다.

키움이 창단 첫 우승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서는 전력 보강이 수반돼야 한다. 선수단의 거취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함부로 투자했다가는 본전도 건지지 못할 위험이 있다.

실제로 한화 이글스가 류현진의 포스팅 비용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지만, 뎁스 보강이 수반되지 않은 무리한 ‘윈나우’ 탓에 장기간의 리빌딩이라는 후유증을 겪고 있다. 키움이 더욱 신중하면서도 현명하게 ‘타이밍’을 재야 하는 이유다.

이정후가 떠나며 큰돈을 안긴 지금부터 수년간이 키움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시기다. 이미 키움은 강정호와 김하성을 포스팅으로 내보내며 쌓은 경험으로 이를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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