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마지막 남은 한국 팀 T1이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T1은 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전서 중국의 리닝 게이밍(LNG)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T1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팀으로는 유일하게 4강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앞서 젠지가 빌리빌리 게이밍(BLG)에 져 탈락했고, KT 역시 징동 게이밍(JDG)에 패하며 T1만 남았던 상황.
따라서 이날 T1이 LNG에 패했다면,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의 4강 대진이 중국 팀으로만 꽉 채워질 수도 있었다. 즉, 이번 승리는 한국 팬들의 자존심을 지킨 결과다.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지만 T1의 경기력은 압도적이었다. 1세트 시작부터 '페이커' 이상혁의 오리아나가 맞상대인 '스카웃' 이예찬의 아지르를 압박, 점멸을 쓰도록 만드는 등 라인전부터 체급 차이를 보여줬다.
1세트를 무난히 가져간 T1은 2세트와 3세트에서도 '오너' 문현준의 뽀삐, '구마유시' 이민형의 바루스 등이 활약하며 쉬운 승리를 챙겼다. 특히, 3경기서 12마리의 드래곤을 연속으로 획득하며 완벽한 운영 능력을 뽐냈다.
T1의 미드 라이너 이상혁은 선수 생활 11년을 하며 이번이 8번째 롤드컵 출전인데, 이번에도 최소 4강의 성적을 거두게 됐다. 그는 2013년과 2015년, 2016년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2017년 준우승, 2019년과 2021년 4강, 2022년 준우승에 이어 올해 역시 4강에 진출하며 대기록을 이어갔다.
또 롤드컵에서 T1의 중국 팀 상대 강세도 이어졌다. T1은 이번 LNG전까지 롤드컵 다전제 경기에서 중국 팀에 단 한 차례도 패한 적이 없다.
경기 후 이상혁은 "3-0 승리를 예상했다"면서 "팀 적으로 호흡이 잘 맞고, 경기력이 좋았던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T1의 LPL 상대 롤드컵 다전제 전승 기록에 대해서는 "기록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덤덤히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열심히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 JDG는 충분이 이길 수 있는 상대다. 하던대로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대회 4강 역시 8강전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11일에는 웨이보 게이밍(WBG)과 BLG가 맞붙고, T1은 12일 JDG와 실력을 겨룬다. 경기 시작 시간은 모두 오후 5시로 동일하다.
4강전에서 승리한 팀은 오는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대망의 결승전에 진출, '소환사의 컵'을 놓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