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사회에서 노인의 일자리 

초고령화사회에서 노인의 일자리 

  • 기자명 조성겸 위원장
  • 입력 2023.10.19 15:08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인들이 일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이 질문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로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노인들의 일자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일자리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하나는 노인들의 경제적 안정이다. 노인들이 일자리를 통해 경제적 자립을 이루면, 빈곤과 소외로부터 벗어나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다. 또 다른 측면은 사회의 지속가능성이다. 노인들은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가진 인적 자원이다. 노인들이 일자리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노인들의 일자리는 젊은 세대의 일자리와 경쟁관계에 있다는 인식이 있다. 젊은 세대는 일자리가 부족해 취업하기 어려운데, 노인들이 일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에서 젊은 세대의 일자리 부족문제에 노인들이 책임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에 일을 하고 계신 나이든 분들을 만나면 일에서 받는 보수가 적다는 점을 강조하거나, 할 사람을 찾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젊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차지했다는 주변의 인식이 부담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 한 사회의 일자리 수는 그 사회가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노인들이 일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그 사회의 생산량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일자리도 유지될 수 없다. 반대로 그 사회의 생산이 확대된다면 노인들이 일을 하더라도 일자리는 계속해서 증가할 수 있다.

노인들이 일자리에서 물러난다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더라도 보수가 적고 기계나 다른 방법으로 대치될 수 있는 일을 노인들에게 주고 대신 양질의 일자리는 젊은이들에게 주는 것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가치 있는 일의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는가이다.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는 한 노인들도 계속하는 것이 좋다. 노인들이 계속 일을 하는 것은 우선 노인들의 경제적 안정에 도움이 되고, 빈곤과 소외를 예방한다. 노인들은 자원봉사, 전문분야의 컨설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그리고 노인들의 사회참여를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사회통합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그러나 노인들의 일이 사회에 기여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노인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여건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우선 노인 일자리가 단순히 젊은 세대의 일자리와 경쟁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 노인들이 일에서 보람과 긍지를 좀더 찾을 수 있도록 여건과 분위기를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노인들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적절한 근로 조건과 안전망을 마련해야 하고, 필요한 교육 그리고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노인 일자리가 단순히 노인들의 경제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경험과 지혜를 가진 인적 자원이며. 이들의 경험과 지혜를 잘 활용하는 것이 사회발전에 중요하다.

근로환경조사결과에서는 현재 경제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언제까지 일하기를 원하는지 질문하였다. 젊은 사람들 보다는 나이 든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이 높았다. 60세 이상 층의 86%70세 이상까지 일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본인들이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쓸모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82%에 달하고 있다. 일에 대한 자부심과 의욕이 젊은 세대보다 높았다. 노인들도 초고령화 사회에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9백만명을 넘어서서 전체 인구 중 17.5%를 차지하게 되었다. 2025년도에는 이 비율이 20.6%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었다. 노인인구의 증가는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노인들의 일자리 문제는 이러한 변화의 핵심적인 과제 중 하나이다. 노인들도 일을 통해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조성겸(독자권익위원장·전 한국언론학회장)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