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판 쏟아지는' 잠실 돔구장 건설… 팬들도 결국 시민이다!

[기자수첩] '비판 쏟아지는' 잠실 돔구장 건설… 팬들도 결국 시민이다!

  • 기자명 정진영 기자
  • 입력 2023.09.28 08:00
  • 수정 2023.09.2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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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정진영 기자] 올해 프로야구 관중 수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800만 명을 향할 만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에 반해 야구장 시설 등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지난 18일 서울시가 잠실에 돔구장을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와 한강을 연계한 수변생태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을 발표했다.

돔구장은 개폐식이 아닌 완전 돔구장이며 규모는 3만 석, 예산은 5천억 원으로 해당 재원은 전액 한화 컨소시엄이 부담한다. 대신, 이에 대한 40년 운영권을 가져가는 조건이다.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두산 베어스나 LG 트윈스에서 부담하는 금액은 없다.

착공은 2026년부터 시작하여 5년간 시공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2032시즌부터 두 구단이 다시 잠실에 입주하게 된다. 아직 계획 단계에 있다고는 하지만, 이것이 실행만 된다면 장기적인 입장에서 상당히 환영할 만 한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특성상 잦은 우천으로 인하여 취소되는 경기가 많아 굳이 개폐식 구장이 아니더라도 돔구장은 분명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복합 스포츠 단지를 구성하겠다고 하는 데 반대할 명분은 없다.

문제는 2025년 프로야구 시즌이 끝난 뒤 2031년 말에 완공될 때까지 6년이라는 공사 기간 동안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과 LG의 갈 곳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안전 다양한 이유를 들며 잠실 주경기장 사용도 불가능하다고  못박은 현재 서울에 프로야구를 치를 수 있는 야구장은 잠실과 고척 딱 두 곳뿐이다. 현재 고척도 홈팀 키움 히어로즈가 원정을 떠나면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 행사장으로 쓰이고 있어서 그마저도 대안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두산과 LG구단 관계자 측은 "발표 전 특별하게 들은 사안이 없다. 우리도 기사를 접하고 나서 알았다"라며 당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두산 이승엽 감독은 "야구팬들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밝혔으며 LG 염경엽 감독은 지난 19일 KIA전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것은 두산 팬들과 LG 팬들 아닌가. 우리 팬들과 두산 팬들의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종합운동장에 안전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종합운동장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팬분들도 바로 옆으로 찾아오시는 게 가장 편하다"라며 "서울시가 이야기한 안전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 안전 문제는 당연히 서울시와 구단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두산 팬들의 시선이 뜨겁다. 스포츠 문제는 스포맨십으로 접근해야한다. 단순히 "좋은 야구장"에만 초점을 맞춰 두 구단에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기도 전에 추진안을 발표한 서울시의 일방적인 행보는 구단을 넘어 오랜 기간 잠실 야구장을 찾은 팬들을 무시하는 처사로밖에 보이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서울시의 독단적인 행동에 집을 잃은 LG와 두산 팬들의 시선을 따가워지고 있다. 서울시민들도 프로야구를 직관한 800만 야구팬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서울시가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야구에 대한 시선도 차갑게 식어 야구장으로 가는 발걸음도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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