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잘못된 성장의 사례' 개막...'걱정을 가장한 편견'의 의미를 묻다

연극 '잘못된 성장의 사례' 개막...'걱정을 가장한 편견'의 의미를 묻다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3.09.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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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누군가에게는 ‘잘못된 성장의 사례’ 일까?"
2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진행

연극 '잘못된 성장의 사례' 무대사진(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연극 '잘못된 성장의 사례' 무대사진(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연극 ‘잘못된 성장의 사례’가 서울 두산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두산아트센터는 DAC Artist(두산아트센터 아티스트) 강현주(작가·연출가)의 신작으로 연극 ‘잘못된 성장의 사례’를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잘못된 성장의 사례’는 소도시 국립대학에서 식물의 저항성 유전자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식물 속에 존재하는 저항성 유전자를 찾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응용생명과학부 교수 은주(이지현 분), 연구실 초창기 멤버인 박사과정 혜경(류혜린 분), 오직 논문 통과에만 정신을 쏟고 있는 석사과정 예지(공예지 분), 식물학자가 될 꿈에 부푼 인턴 인범(이휘종 분), 출산 후 복귀한 포스트닥터 지연(박인지 분), ‘유미’라는 이름으로 식물 블로그를 운영 중인 도윤(황상경 분)이 등장한다. 

어느 날, 혜경은 교문 앞에서 아버지에게 맞고 있던 아이를 보게 되고, “저런 애들은 커서 뭐가 될까?”라는 은주의 말을 듣게 된다. 이후 혜경은 저항성 유전자가 발현되듯 서서히 자신의 지난 경험들을 떠올리기 시작하며 극이 전개된다.

연극 '잘못된 성장의 사례' 무대사진(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연극 '잘못된 성장의 사례' 무대사진(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극본과 연출을 맡은 강현주는 연극 ‘비엔나 소시지 야채볶음’을 시작으로 ‘시장극장’, ‘배를 엮다’ 등을 통해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한정된 극장 공간을 넘어서 관객과 적극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형식에 대해 고민해 왔다.

그는 “우연히 가정폭력 당한 아이에게 누군가 무심코 ‘저런 아이는 커서 뭐가 될까?’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이 걱정을 가장한 편견이 아닐까 생각하며 꽤 오랜 시간 불편했다. 언젠가 이 불편함을 무대 위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잘못된 성장의 사례’는 연구실이라는 하나의 공간 안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연구실에서 극중 인물들은 식물 속에 있는 어떤 환경에서도 잘 살아남을 수 있는 저항성 유전자를 찾기 위해 실험을 진행한다. 

이들은 누구보다 완벽하게 설계하고 계획하지만, 예상했던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리고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때까지 끊임없이 실험을 반복하기도 하는 연구실의 모습은 어쩐지 우리 삶의 모습과 닮아 있다.

강현주 연출가는 “이 공연은 굉장히 잔잔한 이야기다. 사람들은 대부분 잔잔하게 살지만, 또 한편으로 굉장히 치열하게 산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연극 '잘못된 성장의 사례' 무대사진(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연극 '잘못된 성장의 사례' 무대사진(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DAC Artist(두산아트센터 아티스트)는 40세 이하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 선정하여 신작 제작, 작품개발 리서치 및 워크숍, 해외 연수 등 다양한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작품은 책으로도 만날 수 있다. 이음이 19번째 이음희곡선으로 『잘못된 성장의 사례』 (강현주 작, 이음, 2023)를 출간했다. 

10일 공연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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