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가담자가 서울국제도서전의 얼굴?...문화예술계 반발

블랙리스트 가담자가 서울국제도서전의 얼굴?...문화예술계 반발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3.06.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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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 소설가 2023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 위촉
14일 개막식서 항의 구호 외친 문화예술단체...현장 경호원에 제지

오정희 소설가 (사진=서울국제도서전 홈페이지 캡처)
오정희 소설가 (사진=서울국제도서전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시행한 소설가 오정희가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로 위촉된 가운데 한국 작가회의를 비롯한 문화예술계가 반발에 나섰다. 

14일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모임, 우리만화연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민예총, 한국작가회의, 블랙리스트 이후(준)을 비롯한 문화예술계는 14일 오정희 소설가의 서울국제도서전 홍보 대사 위촉에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며 행사가 개최된 서울 코엑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23 서울국제도서전의 홍보대사인 오정희 소설가는 ‘중국인 거리’, ‘유년의 뜰’, ‘바람의 넋’ 등의 작품을 남긴 한국 대표 원로 작가다. 박근혜 정부 당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핵심 위원으로 아르코문학창작기금사업, 우수문예발간지사업, 주목할만한작가사업 등에서 블랙리스트를 제작에 가담했다고 알려졌다. 

문화예술계 단체는 입장문에서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 오정희 소설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이자 위원장 직무대행으로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들(2015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사업, 우수문예발간지사업, 주목할만한작가사업 등)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5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심의에서 심사위원들이 배제 조치에 반발하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직접 30여 명을 무더기로 배제하는 블랙리스트 국가 범죄에 가담했다. 당시 오정희 소설가는 블랙리스트 실행 사실을 명백하게 인지하고 있었다”라고 짚었다. 

이들은 블랙리스트 사건 이후 오정희 소설가의 행보를 두고 “지금까지도 문화예술계 사태와 관련하여 피해자들을 향한 사과는 고사하고 어떠한 성찰적 태도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대한민국 문학과 도서 출판을 대표하는 국제 행사의 홍보대사로 ‘블랙리스트실행자’를 선택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앞서 대한출판문화협회 홍태림 정책팀장은 오정희 소설가의 홍보대사 위촉에 반대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와 제도 개선을 위한 운동에 연대해 왔던 출협이기에, 순리대로 해결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문제 해결에 이르지 못했다. 오정희 소설가는 서울국제도서전을 통해 사회적 면죄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3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 현장 사진. 항의 피켓을 든 문화예술단체 관계자(사진=연합뉴스 제공)
2023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 현장 사진. 항의 피켓을 든 문화예술단체 관계자(사진=연합뉴스 제공)

입장문을 발표한 단체들은 14일 진행된 개막식에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문학은 사회적 폭력에 불과하다’, ‘부패한 문학 권력 앞에서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항의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현장 경호원에 의해 제지당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퍼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작가회의, 블랙리스트 이후,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영화계 블랙리스트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모임, 우리만화연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민예총 등이 참여했다.

2023 서울국제도서전은 14일 개막 후 오는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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