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 '엘리멘탈' 피터 손 감독 "이민자 경험 녹여내...부모님께 감사하다"

[시사회] '엘리멘탈' 피터 손 감독 "이민자 경험 녹여내...부모님께 감사하다"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3.05.30 16:20
  • 수정 2023.05.3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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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픽사 최초 한국 감독
'버즈 라이트 이어', '닥터 스트레인지' 참여한 이채연 애니메이터도 함께 내한

영화 '엘리멘탈'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엘리멘탈'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용산=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디즈니·픽사 신작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을 탄생시킨 피터 손 감독과 이채연 애니메이터가 한국을 찾았다. 

30일 서울 용산아이파크몰CGV에서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상영 이후 이어진 내한 기자간담회에는 피터 손 감독과 이채연 애니메이터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춘기 청소년의 감정을 주인공으로 한 ‘인사이드 아웃’, 꿈을 향한 희망과 열정을 울리는 ‘소울’ 등 독창적인 상상력과 스토리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디즈니·픽사의 신작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4원소가 살아있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이번 작품은 디즈니·픽사 최초 한국 감독인 피터 손이 연출을 맡았다. 그는 2000년 픽사 스튜디오에 입사한 이후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월-E’, ‘업’의 스토리텔러를 거쳐 ‘굿다이노’로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뿐만 아니라, 개봉을 앞둔 ‘엘리멘탈’은 ‘인사이드 아웃’, ‘소울’에 이어 칸에 초청, 폐막작에 선정되어 피날레를 장식하기도 했다. 

함께 내한한 이채연 애니메이터는 ‘버즈 라이트 이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등 다수 작품에 애니메이터로 참여했다. ‘엘리멘탈’에서는 3D 파트에서 활약하며 4원소 캐릭터의 디테일에 힘을 실었다. 

‘엘리멘탈’은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피터 손 감독은 1970년 미국에 정착한 한국계 이민자로, 자전적인 경험과 감정을 담았다고 전해졌다. 

그는 "한국을 오게 되어 영광이다. 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부모님이 하늘나라로 가셨다. 그분들의 애정과 사랑 덕분에 이렇게 함께 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작품의 배경에 대해 “어렸을 때 뉴욕에서 자랐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그곳에서는 여러 이민자들이 모여 산다. 공동체가 잘 섞이기도 하고 어떨 때에는 못 섞이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우리가 그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가족에 관한 추억을 되짚어 보던 피터 손 감독은 “부모님이 미국에서 식료품 가게를 운영했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가게를 찾았는데, 아버지는 영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필요한 것을 도와주셨다. 공감 능력의 가치, 인종의 다양성을 자라면서 피부로 느꼈기에 영화를 통해 그려내고 싶었다”라며 이야기의 출발점을 떠올렸다. 

영화 '엘리멘탈'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엘리멘탈'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물, 불, 흙, 공기라는 4원소를 캐릭터로 표현하는 데 느낀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어떻게 이들의 감정을 표현할지가 관건이었다. 어떻게 하면 효과를 통해 관객들이 인간적인 공감을 할 수 있을지가 우리가 가장 주력한 부분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캐릭터의 내적 갈등과 감정들이 밖으로 표출되게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채연 애니메이터 또한 이민자로서 작품의 주인공이자 불을 상징하는 ‘엠버’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제작 과정을 떠올리며 “원소들의 움직임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불의 일렁임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많이 연구했다. ‘웨이드’의 경우 물풍선이 레퍼런스였다. 너무 젤리 같지 않게, 너무 탱탱하지 않게 보여야 했다. 모든 원소들은 멈춰 있지 않고 늘 움직여야 했기에 고민할 지점이 많았다”라며 치열했던 제작기를 털어놨다. 

영화 '엘리멘탈'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엘리멘탈'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간담회 현장에서는 풍부한 감성과 유머를 갖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웨이드’가 피터 손 감독과 닮아 있다는 이야기가 등장하기도 했다. 

감독은 이에 공감하며 “나는 100% 한국인의 피를 갖고 있지만 미국에서 태어났다. 때문에 많은 것들을 겪으면서 정체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됐다”라며, “많이 우는 편이다. 어머니와 한국 드라마를 보며 많이 울었다”는 솔직한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엘리멘탈’은 미국에서 테스트 상영을 거쳤다. 피터 손 감독은 “반응이 아주 좋았다. 이민자의 스토리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로 녹여져 감동적이고, 물과 불이 분리되는 설정이 재밌다는 평도 들었다”라며 현지 반응을 전했다. 

놀라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풍요로운 메시지를 전할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은 내달 14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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