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으로 얼룩진 프로야구… 여전히 오심도 경기의 일부인가

오심으로 얼룩진 프로야구… 여전히 오심도 경기의 일부인가

  • 기자명 차혜미 기자
  • 입력 2023.05.26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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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심이다. 프로야구 심판진이 4심 합의 판정을 하고도 야구 규칙을 잘못 적용해 논란을 빚었다. KBO는 즉각 오심을 인정하고 해당 심판진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상황은 이랬다. 지난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프로야구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 양 팀이 1-1로 맞서던 9회 말 무사 1루 상황 대타 정주현이 타석에 들어섰다. 1루 주자 신민재가 2루 도루를 시도하려 했고, 한화 배터리는 이를 막으려는 상황이 펼쳐졌다. 

한화 배터리는 주자를 잡기 위해 피치 아웃을 시도했고, 번트 자세를 취하던 정주현은 공을 향해 배트를 던졌다. 배트는 한화 포수 최재훈의 미트와 복부를 스쳤고, 최재훈은 2루로 송구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그 사이 신민재는 2루에 안착했다.

이는 명백히 타자의 수비 방해가 선언됐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심판진이 모여서 4심 합의를 통해 최재훈의 타격 방해를 선언했다. 이에 정주현이 1루로 출루하며 LG가 무사 1, 2루 득점 찬스를 잡았다. 이에 최원호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진에게 강하게 어필했으나, 4심 합의로 나온 판정 결과기에 번복될 수 없었다. 

순식간에 경기장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정상적인 타격 자세에서 포수 최재훈이 맞았다면 타격 방해가 맞지만, 정주현이 배트를 던지다시피 한 장면을 정상 타격이라 보기 어려웠다. 

KBO 야구 규칙 6.03 ‘타자의 반칙행위’에 따르면, “타자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배트를 페어 또는 파울 지역으로 던져 포수(미트 포함)를 맞혔을 경우, 타자는 반칙 행위로 아웃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심판진은 4명이 모두 모여 이 장면에 대해 3분 가량 논의를 하고도 오히려 포수의 타격 방해를 선언했다. 

KBO는 경기가 끝나갈 무렵 9회 심판진 합의 판정에 대한 공지를 전했다. KBO는 “해당 판정은 4심 합의를 통해 한화 최재훈의 타격 방해로 판정됐으나, KBO 심판위원회 추가 확인 결과 타격 방해가 아닌 수비 방해로 판정됐어야 할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KBO 심판위원회는 징계 등 후속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날 최원호 감독은 심판진의 오심에 대해 “당연히 수비 방해라고 생각했다. 심판진이 합의하고 있어서 기다렸는데, 타격 방해 판정을 내렸다”며 “수비 방해, 타격 방해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어서 심판에게 직접 어필하러 나갔다. 심판은 ‘판정 번복을 할 수 없다’고 하더라”라며 당시 억울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7일 사직 롯데-kt전에서도 오심이 발생했다. 당시 심판은 볼데드 상황에 규칙을 잘못 적용했다. 4회 초 kt의 공격 때 2사 1·3루에서 타구가 2루심을 맞혔는데, 이때 1루 주자와 타자 주자 진루만 인정해 2사 만루가 돼야 했지만 심판진은 3루 주자 진루까지 허용해 kt의 득점을 인정했다. 

KBO는 추후 오심을 인정하고 이영재 심판위원을 무기한 퓨처스리그 강등, 벌금 100만원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이영재 심판위원은 약 한 달여만인 지난 10일 부산 사직 롯데-두산전으로 복귀했다. 

야구에서는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다. 심판도 사람이기에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2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코로나19 이후 역대급 흥행몰이 중인 프로야구에 심판진의 오심은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심판진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판정은 최소화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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