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문화·권위 집대성…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 보물 지정한다

왕실 문화·권위 집대성…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 보물 지정한다

  • 기자명 한휘 인턴기자
  • 입력 2023.05.0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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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적 중요성 인정받아 지난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서예가 오세창의 ‘근묵’ 서첩·조선시대 불화·불상 함께 지정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 (사진=문화재청 제공)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 (사진=문화재청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인턴기자] 500년 조선왕조의 왕실 의례가 담겨있는 유물들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3일 오전 '조선왕조 어보(御寶)·어책(御冊)·교명(敎命)'을 포함해 총 4건의 문화유산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어보·어책·교명은 조선왕조 의례에 사용된 인장(도장)과 문서로, 종묘 신실에 봉안되어 전승되어왔다.

어보는 국왕, 왕비, 세자, 세손 등을 책봉하거나 이들에게 존호(尊號), 시호(諡號), 묘호(廟號), 휘호(徽號) 등을 올릴 때 제작한 금·은·옥 재질의 의례용 인장이다.

어책은 의례에 대한 배경, 의미,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금·옥·대나무 재질로 제작되어 어보와 함께 내려졌다. 교명은 이들을 책봉할 때 내리는 훈유문서(訓諭文書)로, 지위의 존귀함을 강조하고 책임을 다할 것을 깨우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보·어책·교명은 책봉과 함께 내려지는데, 특히나 후사를 이을 세자·세손 책봉 시에 지급되는 만큼 왕위 계승 예정자로서 정통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했다. 또한, 그 자체로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했기 때문에, 조선 왕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물품이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대상은 어보 318과, 어책 290첨, 교명 29축 등 총 637점이다.

문화재청은 지정 기준에 관해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것은 제외하였으며, 종묘 정전 19실과 영녕전 16실에 봉안된 국왕과 왕비가 수여받은 어보·어책·교명만을 대상으로 하였다”라고 밝혔다.

국왕이 되지 못한 왕세자와 국왕을 낳은 후궁 등 종묘에 봉안되지 못한 인물의 어보·어책·교명은 지정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문화재청은 어보·어책·교명을 보물로 지정하게 된 것에 대하여 “어보·어책·교명은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독특한 왕실 문화를 상징하는 유물로서, 조선 왕실 의례의 통시성과 역사성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왕실 의례와 관련된 문헌 기록이 온전히 남아 있어 의례의 성격, 절차, 의물, 도구들을 교차 검증하여 확인할 수 있는 학술적 가치가 높고,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의물로서 당대 최고의 문장가와 서예가가 작문하고 작성한 문장과 관영·군문 소속 최고 장인들이 제작한 조형인 만큼 예술적 가치가 높다”라고 언급했다.

어보·어책·교명은 이미 지난 2017년에 유물의 진정성과 세계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된 바 있다.

근묵 (사진=문화재청 제공)
근묵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번에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근묵'(槿墨)은 저명한 서예가이자 서화 감식가로 이름을 날린 오세창(1864∼1953)이 80세 때 엮은 서첩이다.

고려 후기의 학자 정몽주(1337~1392)부터 약 600여 년에 걸쳐 오세창의 가문이 수집한 1136명의 필적이 담겨있다.

‘근묵’은 수록된 필적의 분포가 긴 시대에 걸쳐있고, 쓴 사람에 신분도 국왕, 승려, 중인 등 넓은 범위에 분포되어 시대별로 다양한 인물들의 관점에서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역대 명필들의 필적이 빠짐없이 수록되어 서예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1565년 제작된 ‘아미타여래구존도’ 또한 보물 지정이 예고되었다.

문화재청은 “‘아미타여래구존도’는 조선 전기에 그려진 6점의 아미타여래구존도 가운데 유일하게 제작 시기가 분명한 작품이며, 당대 불화의 특징이 잘 반영되어 연구 가치가 높은 데다 국내에 현존하는 드문 작품이라 보존 가치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사진=문화재청 제공)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사진=문화재청 제공)

1657년 주조된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도 보물로 지정된다.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불상을 제작한 조각승 간의 협업과 공정을 이해할 수 있는 조성발원문이 기록되어 있고, 조선 중기에서 후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의 불상 양식의 변화상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

문화재청은 보물 지정이 예고된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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