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파헤치기] (54) 기후 변화… 샤름엘셰이크(COP 27)에서 두바이(COP 28)까지①

[파키스탄 파헤치기] (54) 기후 변화… 샤름엘셰이크(COP 27)에서 두바이(COP 28)까지①

  • 기자명 나빌 무니르
  • 입력 2023.04.20 08:00
  • 수정 2023.05.0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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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미라클’(miracle). 아프카니스탄에서 지난 2021년 8월 우리 정부와 기관을 도운 현지인 조력자와 그 가족들 390명을 국내로 이송한 군 수송 작전명이다. 수도 카불이 혼란에 빠지자 우리 군은 공군 수송기 3대를 아프카니스탄 인접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급파해 구조에 성공했다. 한국과 파키스탄이 수교 40주년을 맞았다. 본지는 파키스탄의 전통·음식·관광문화와 문화교류, 한국과 파키스탄의 민간·외교와 그 전망을 매주 1회씩 싣는다(편집자 주).

나빌 무니르(Nabeel Munir) 주한 파키스탄 대사
나빌 무니르(Nabeel Munir) 주한 파키스탄 대사

우리 시대의 중대한 문제 중 하나인 기후 변화는 인류에 대한 도전이자 실존적 위협이다. 지난달 20일 발표된 정부 간 기후 변화 패널(IPCC)의 최근 보고서는 기후 조치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한 세기 이상의 탄소 집약적인 개발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1 ºC 높은 지구 온난화를 초래했다고 결론 내렸다. 현재 궤도에서 지구는 불행히도 향후 10년 내에 1.5 ºC의 임계 값을 초과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ºC 미만으로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온실가스(GHG) 배출 감소가 필요하다. IPCC는 모두에게 살기 좋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고 경고했다.

IPCC는 또한 역사적으로 기후 변화에 가장 적게 기여한 취약한 국가가 기후 변화의 악영향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그 영향은 천천히 나타나기도 했지만, 지난 여름 파키스탄이 직면한 대규모 홍수와 같은 극단적인 기상현상을 통해서도 나타났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파키스탄의 자체 기여도는 1% 미만이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기후가 취약한 국가 중 하나다. 저먼 워치(German Watch)가 작성한 세계 기후 위험 지수는 지난 수년간 파키스탄을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상위 10개국 중 하나로 예측해왔다. 파키스탄의 취약성의 가장 최근 징후는 지난 여름의 재앙적인 대홍수였다.

파키스탄은 전례없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고, 1만5000명 이상이 죽거나 다쳤으며, 8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0만 이상의 가구, 1만3000km 고속도로, 439개의 다리, 400만 에이커 이상의 농경지가 파괴되거나 손상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약 900만 명의 사람들이 이 홍수로 빈곤에 처해지게 됐다.

지난해 파키스탄 대규모 홍수 사진.
지난해 파키스탄 대규모 홍수 사진.

국제적으로 기후 변화가 누구의 책임인지 가리는 논쟁과는 별개로, 결론은 우리 모두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북미에서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유럽, 라틴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륙에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목격됐다. 이제 행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세계기후변화체제의 제도적 구조는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1997년 교토의정서, 2015년 파리협정에 기초하고 있다. 유엔기후변화사무국은 독일의 본(Bonn)에 본부를 두고 있다. 당사자 회의(COP)라고도 불리는 UNFCCC, 교토 의정서, 파리 협정의 연례회의는 매년 11월에서 12월 사이에 열린다. 이사회의 회장직은 지역적으로 순환하며, 회의는 일반적으로 회장직이 주최한다. 최근 마지막으로 진행된 회의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20일까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개최된 COP-27이다. COP-28은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두바이에서 진행된다.

파키스탄은 COP 27에 ‘G-77과 중국’의 의장으로 참가했다. 134개 개발도상국의 회원국으로 구성된 ‘G-77과 중국’은 유엔 내에서 가장 큰 정부간 단체이다. 파키스탄의 역할은 국익을 수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 전체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파키스탄이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기후변화로 피해를 입은 개발도상국들의 ‘손실과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전담 기금’의 설립과 더불어 134개국들이 함께 뭉치는 힘이다.

샤름엘셰이크에서 개발도상국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기후 재정금, 적응, 손실과 피해를 위한 자금 조달, 손실 및 피해에 대한 산티아고 네트워크의 운영화, 완화, 그리고 첫번째 글로벌 스톡테이크(Global Stocktake)였다. ‘G-77과 중국’은 기후 변화 협상이 적응, 완화, 손실과 피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술의 개발 및 이전, 역량 강화 및 기후 재정금을 포함한 실현 수단의 모든 문제에서 균형 잡힌 중요한 진전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기후 재정금은 아마도 기후 아젠다에서 가장 논쟁거리이다. UNFCCC 금융 관련 상임위원회의 ‘개발도상국 당사자(NDR)의 필요 결정에 대한 첫번째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별 기부금(NDC)에서 확인된 재정적 필요만 충족시키더라도 2030년까지 파리 협정하의 78개국 개발도상국들에게 약 6조 달러가 필요하다. 모든 개발도상국들의 국가별 기부금 이행을 위해 필요한 기후 재정금은 훨씬 더 높다. 기후 재정의 정의에 대한 합의가 부족해 정확한 숫자는 다를 수 있지만 2021년 11월 COP 26에서 선진국들이 제시한 기후재정전달계획에 따르면 2019년 약 800억 달러의 수치를 보였다. 즉, 2009년에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 기후 재정으로 연간 1000억 달러를 모으기로 한데서 200억 달러 모자란 금액. OECD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최근 선진국들이 동원한 기후 재정금은 2020년 기준 833억 달러다.

COP-27 회담사진.
COP-27 회담사진.

기후 변화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 적응과 완화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기후 재정은 여전히 개발도상국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로 남아있다. UNFCCC가 인정한 공통적이지만 차별화된 책임과 각자의 역량의 원칙(CBDR-RC)은 기후 재정에 대한 협상의 초석이다. 이것은 전세계의 환경보호를 위한 모든 국가들의 공통된 책임을 수립한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추가로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의 또 다른 행동 기준을 규정합니다.

전반적인 기후 협상, 특히 기후 재정금에 대한 신뢰의 결핍은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 기후 재정금을 매년 1000억 달러가 모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데서 기인한다. 게다가, 적응 재정금을 두 배로 만들겠다는 글래스고 COP 26에서 선언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 아무런 구체적인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따라서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에 따른 행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재정 자원에 관한 공약을 실현하는 것이 시급하다.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여전히 무엇이 기후 재정을 구성하는지에 대한 합의된 정의가 없다는 것. 따라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주장하는 기후에 들어간 자금 조달 숫자는 크게 다르다. 1000억 달러의 공약의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파리 협정은 향후 2025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부터 새로운 기후 재정 목표를 설정하기로 결정했다. 이 특정 문제에 대한 심의는 기후 재정에 대한 NCQG(New Collective Quantified Goal)관련 특별 프로그램에서 계속된다.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기후 재정에 대한 토론은 활발했다. COP 27은 재정 상임 위원회에 연간 1000억 달러 동원 진행 상황에 대한 연 2회 보고서, 적응 재정을 두배로 증가하는 공약에 대한 보고서, 그리고 UNFCCC에서 고려할 수 있는 기후 재정의 정의 유형에 대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COP-28로 진행되면서 재정위원회의 보고서는 이를 바탕으로 추가 조치가 구성될 수 있는 빌딩 블록이 될 수 있다. 또한 몇 가지 외부 요인도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하고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글·사진: 나빌 무니르(Nabeel Munir) 주한 파키스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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