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의 기적' V리그 역사 새로 쓴 한국도로공사, 5년 만의 ★★

'0%의 기적' V리그 역사 새로 쓴 한국도로공사, 5년 만의 ★★

  • 기자명 차혜미 기자
  • 입력 2023.04.07 02:37
  • 수정 2023.04.07 02:38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V리그 최초 리버스 스윕 우승
0%의 확률 깨고 가장 높은 곳 올라
2017-18시즌 이후 5년 만에 'V2'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5차전. 우승을 확정한 도로공사 선수들이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경학 기자)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5차전. 우승을 확정한 도로공사 선수들이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경학 기자)

[데일리스포츠한국 차혜미 기자] 선수도 감독도, 그 누구도 예상못했다. 그렇기에 이 우승이 더욱 값지다. 

경기 전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기적을 기록에 남기느냐, 배구 팬들의 기억에 잠시 남느냐는 5차전에 달렸다"고 말했다. 사령탑의 바람대로 한국도로공사는 0%의 기적을 쓰며 배구 역사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한국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챔피언결정전 5차전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로 승리했다. 

0%의 확률을 깼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현대건설을 플레이오프(PO)에서 제압하고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성공한 한국도로공사는 1, 2차전을 흥국생명에게 내리 내줬다. V-리그에서 1, 2차전을 잡은 팀이 우승할 확률은 100%. 벼랑 끝에 몰린 도로공사는 0%의 확률에 도전해야 했다. 

홈인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3, 4차전을 기적적으로 모두 잡으며 2연승에 성공,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왔다. 그때부터 0%의 확률을 조금씩 깨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흥국생명의 팬들이 가득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로공사는 또 한 번 일을 냈다. 이날 도로공사는 1세트를 내주며 시작했으나 2세트를 가져왔고, 3세트도 리드 당하던 중 역전하며 응집력을 보여줬다. 5세트까지 끌고온 경기에서 도로공사는 흥국생명을 몰아붙였고, 세트 내내 동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리드했다. 흥국생명이 1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격차를 벌렸고, 마지막에는 '클러치박' 박정아가 해결하며 우승을 결정지었다.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5차전. 우승을 확정한 도로공사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현경학 기자)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5차전. 우승을 확정한 도로공사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현경학 기자)

도로공사는 지난 2017~2019시즌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고, V-리그 사상 최초 챔피언 결정전 역스윕 우승이라는 업적을 만들어냈다. 특히 2007~2009시즌 GS칼텍스, 2008~2009시즌 흥국생명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고 챔프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도 세웠다. 

그 누구도 시즌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도로공사를 우승 전력으로 보지 않았다. 새 외국인 선부였던 카타리나가 공격에서 저조했고, 팀 에이스 박정아도 초반 컨디션 난조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종민 감독 역시 "시즌 시작 때 (박)정아 컨디션도 안올라왔었고, 중요한 시점에서 페퍼저축은행에게 2패를 당했고, 시즌 중반에는 4연패로 힘들었었는데 그때가 최고 위기였던 것 같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김종민 감독은 "우린 어느 팀이랑 붙어도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팀이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선수들끼리 똘똘뭉치지 않으면 안된다고, '나 잘났다'고 생각하면 쉽지 않을 거라 이야기 했다. 페퍼에 2패하고 현대건설과 3승 3패도 했고, 챔프전에도 이겼다. 우리는 누구 한 명이 뛰어나게 잘하진 않지만 6~7명이 뭉치면 단단한 팀"이라고 말했다. 

박정아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을 해낸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 이긴 게 맞나 싶기도 하다"며 "모든 우승은 기분이 좋고 소중한 기억이다. 이번 시즌은 개인적으로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은퇴하기 전에 우승 더 많이 하고 싶다"고 전했다. 

배유나 역시 "0%의 가능성을 깨고 기적을 만든 놀라운 시즌이었다. 우승을 했다는게 꿈같고 실감이 안난다. 시번 시즌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작했다. 이겨야겠다는 부담감 보다는 '이게되네?'하는 생각을 하다보니 봄배구에 와있고 챔프전에 왔고, 챔프전 5차전을 치르고 있더라. 선수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해낸 값진 우승"이라고 말했다. 

인천=차혜미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