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주는 마지막 기회… 프로야구, 위기를 기회로

팬들이 주는 마지막 기회… 프로야구, 위기를 기회로

  • 기자명 차혜미 기자
  • 입력 2023.04.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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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KBO리그의 42번째 시즌이 시작됐다. 시즌 전 온갖 악재 흔들렸지만, 흥행은 대박이었다. 이날 개막전이 열린 5개 구장은 모두 만원 관중을 달성하며 10만 5450명으로 역대 개막전 관중 수 2위를 기록하게 됐다. 역대 개막전 최다 관중은 2019년 3월 23일 기록된 11만 4021명이다. 

정규시즌 개막전에 전 구장 매진을 달성한 것은 8개 구단 체제였던 2012년 이후 11년 만이었고, KBO리그가 10개 구단으로 늘어난 2015년 이후 개막전 전 구장 매진은 처음이다. 

열기는 둘째 날에도 이어졌다.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SSG의 경기에선 2만3000장의 입장권이 모두 팔렸고, 같은 날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도 경기 시작 1시간여 만에 2만 3750장의 티켓이 모두 팔렸다. 나머지 3개 구장에도 모두 1만 명 이상의 관중이 찾았다. 이번 개막 시리즈 5개 구장의 합계 관중 수는 19만 6945명이었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커다란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달 초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4년 만의 4강을 목표로 리그 흥행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하지만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호주에 패하고,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참패하며 3회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으며 힘겨운 시작을 했다. 

WBC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지난달 23일에는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되며 구단으로부터 퇴출당했다. 지난해 미성년자 대상 범법행위로 입건된 서준원은 이 사실을 숨기고 지난겨울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호주 프로야구에서 뛰었고, 괌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구단 전지훈련까지 다녀왔다. 

선수뿐 아니라 구단 실무 책임자인 단장까지 비위 행위로 비판받았다. 장정석 전 KIA타이거즈 단장이 지난해 박동원과 FA 협상을 벌이다 2차례에 걸쳐 금품을 요구했다는 파문에 휩싸였다. 장 단장은 농담이 섞인 말이라고 주장했지만, KIA는 협상 과정에서 해당 이야기가 나온 것 자체가 부적절한 일이라 판단, 장 단장을 해임했다. 

개막을 하루 앞둔 날에도 악재는 일어났다. KBO의 자회사인 KBOP 간부 A씨가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팬심이 차갑게 식어 버려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됐다. 10개 구단도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시즌을 맞이했다. 하지만 각종 악재에도 팬들은 야구장을 찾아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어쩌면 팬들이 주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7개월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잇단 악재에도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자정된 모습으로 응답해줘야 할 차례다. 프로야구의 위기를 구해줄 이들은 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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