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시상식] '16년 만에 첫 기쁨' 김단비, "은퇴하기 전에 이런 날이 오네요"

[WKBL 시상식] '16년 만에 첫 기쁨' 김단비, "은퇴하기 전에 이런 날이 오네요"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3.03.06 13:54
  • 수정 2023.03.0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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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김단비 (사진=WKBL)
우리은행 김단비 (사진=WKBL)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김단비가 MVP 수상에 기쁨을 드러냈다.

6일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63컨벤션센터 그랜드 볼룸에서는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이 열렸다.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자리에 WKBL 6개 구단이 모두 모여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김단비는 데뷔 후 16년 만에 생애 첫 MVP를 수상했다. 기자단 투표 106표 중 103표를 획득하며 압도적으로 MVP 올랐다. 다음은 김단비와의 일문일답.

Q. MVP 수상까지 오래 걸렸다. 이렇게 오래 걸릴 것이라고 생각?

A. 신한은행에서 올랐을 떄 후보에 올랐다. 그때 못 받으면 다음에 받으면 되겠지 했는데 다음이 오늘이었다. 시간이 지나다보면 MVP는 제 것이 아니라고 내려놨다. 우리은행엥 와서 기회가 돼서 MVP가 제 이력에 추가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은퇴하기 전에 이런 날이 와서 기쁘다. 

Q.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때 MVP를 예상했는지?

A. 우승을 확정짓고 기대를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MVP 받을 것이라고 주변에서도 확신한다고 해줬다. 기대는 많이 했지만 설레발 하기 싫었다. (박)지현이도 너무 잘해서 스스로 확정은 안 했지만 기대는 했다. 

Q.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을 생각하면 어떤지?

A. 단상에 올라갔을 때 한쪽에는 신한은행, 한쪽에는 우리은행이 있었다. 지금도 신한은행 생각을 하면 울컥한다. 친정같은 속이다. 항상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제가 상을 탔을 때 누구보다 축하를 많이 해줬다. 파티처럼 분위기를 해줘서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Q. 상금 계획은?

A. MVP를 탄 선수들에게 들어보니 상금보다 더 많이 쓴다고 하더라. 생각은 해봤다. 저 혼자 잘해서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위에 많이 베풀고 싶다. 팀원들에게도 많은 선물을 하고 싶다.

Q. 위성우 감독과 인연에 대해

A. 상대 팀으로 했을 땐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다. 벤치에서 김단비 막으라는 얘기만 계속하셨다. 그래서 멘탈도 흔들리고 잘 못했다. 그래도 크게 원망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하나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신한은행 코치 시절에서 4~5년 동안 배운 거로 지금까지 해온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제가 슛도, 3점슛도 못 던졌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그런데 돌파만 할 줄 알았고 힘도 없던 시절이었다. 위성우 감독님이 코치 시절에 기본기부터 다 잡아주셨다. 그래서 원망보다는 항상 감사한 마음 뿐이다.

Q. 후배들에게 정상의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한 방법

A. 지현이가 옆에서 멋있다고 해주더라. 어린 선수가 정말 잘 하다고 생각했고 보고 배운 것도 많다. 그런 말을 했던 것 중에 하나가 제가 열심히 이 자리를 지켜야 어린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한은행 시절에도 워낙 좋은 언니들이 많았다. 언니 한 명, 한 명을 이기면 내가 저 자리에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제가 열심히 해서 이 자리를 지키려고 하면 어린 선수들이 저를 이겼으면 좋겠다. 이미 이긴 선수들은 많은 것 같다(웃음). 최대한 늦게 잡힐 수 있도록 저도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Q. 몇 번째 전성기인 것 같은지?

A. 마지막 전성기인 것 같다. 언젠가는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다. 나이가 많은데 MVP를 타는 것이 좋은 것인가 생각을 한다. MVP는 내려간다는 뜻이라는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 않나. 우리은행에 온 것도 내려가는 속도를 줄이고 싶다. 마지막 전성기이자 세 번째 전성기라고 생각하는데 내리막길을 천천히 내려갔으면 좋겠다.

Q. 힘든 훈련을 어떻게 해야 김단비를 이길 수 있을까?

A. 이제는 오해를 풀어 드려도 된다. 감독님 훈련이 힘들긴 한데 대충하지 않고 훈련 때 경기 수준으로 하기 때문에 힘들다. 저를 많이 지켜주시기도 한다. 화날 때도 스스로 푸는 모습도 보인다. 약속을 지켜주시는 것 같다. 어릴 때는 농구가 전부라고 생각했다. 요새는 인생에 농구가 전부가 아닌 선수들도 있다. 농구가 전부이면서도 다른 것도 즐겼으면 한다. 저는 즐기지 못한 선수였다. 훈련이 힘들어도 즐기려고 한다. 아직 잘 안 된다. 어린 선수들에게 배우는 부분이다. 한 번 시작한 운동이기 때문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했으면 한다. 즐기고 숨쉴 수 있는 것들을 만들고 싶다. 요즘에는 퇴근을 엄청 빨리 한다. 퇴근을 제일 빨리해서 집에 혼자서 일기를 쓰든, TV를 보든, 저를 위한 시간으로 할애한다. 그 부분이 자유를 갖는 시간인 것 같다. 

Q. 챔피언결정전 MVP에 대한 욕심은?

A.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어릴 때나 많았다. 지금은 별로 없다. (박)혜진이나 (김)정은 언니한테 빌붙어서 가야 한다. 벌써 떨린다. 일단, 이기는 것이 먼저다. 제가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동료 선수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챔프전 MVP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일다는 이기는 데만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다. 

여의도=최정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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