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휘말린 축구, 시민구단 성장 이끈 이영표·김호곤도 피해가지 못했다

정치에 휘말린 축구, 시민구단 성장 이끈 이영표·김호곤도 피해가지 못했다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2.11.01 10:24
  • 수정 2022.11.0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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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를 떠나는 이영표 대표이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FC를 떠나는 이영표 대표이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시민구단의 도약을 이끌었던 이영표 대표이사와 김호곤 단장이 팀을 떠난다. 구단주가 바뀌면서 변화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하나원큐 K리그 2022가 끝나고 각 팀은 재정비에 들어갔다. 선수들은 휴식과 함께 이적 및 재계약을 두고 고심하는 시기다. 축구 행정가들의 재계약 여부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최근 K리그1에서 시민구단으로 살아남았던 강원FC와 수원FC는 나란히 시끄럽다. 강원은 이영표 대표이사, 수원은 김호곤 단장과 재계약을 맺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팬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인물 모두 올해가 계약 기간 마지막이다. 계약 기간 동안 재정적인 자원 확보 및 선수 영입에 큰 기여를 했음에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모두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다. 강원과 수원 모두 지난 6월 열린 제8회 동시지방선거에서 구단주가 바뀌었다. 강원FC는 김진태 도지사, 수원FC 이재준 시장이 구단주로 부임했다. 구단주가 바뀌면서 정치적인 이유로 구단 핵심 인물 교체가 비일비재 하다. 자기 사람을 앉히기 위해 기존의 인물들을 교체하는 것. 일 잘하는 행정가로 꼽혔던 이영표 대표이사와 김호곤 단장도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영표 대표이사는 올해 강원이 역대 최고 성적인 6위에 오를 수 있도록 재정적인 자원 확보에 주력했다. 이영표 대표이사는 쿠팡 플레이와 같은 각종 스폰서 유치에 성공했고 강원도민의 지지도 받았다. 강등 위기에 빠진 강원에 최용수 감독을 데려온 것도 이영표 대표이사의 공이 컸다. 하지만 재계약이 무산되며 강원의 현 상황도 크게 흔들리게 됐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최근 축구전용구장 건립 계획도 사실상 백지화를 선언했다. 이때부터 이영표 대표이사의 퇴진에 대한 우려가 커졌는데 현실로 됐다.

수원FC를 떠나는 김호곤 단장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를 떠나는 김호곤 단장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호곤 단장은 수원이 풍성한 선수층을 유지하는데 힘썼다. 지난해 유럽 생활을 접고 팀에 합류한 이승우도 김호곤 단장의 노력이 컸다. 이외에도 팀에 필요한 굵직한 선수들을 데려왔다. 한정된 예산 속에서도 수원은 이름값있는 선수들을 데려오며 K리그1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한, 김도균 감독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김호곤 단장은 WK리그 수원 위민의 운영도 맡고 있다. 수원 위민이 지소연을 영입하며 유례없는 관심과 응원을 받게 한 것도 김호곤 단장의 작품이다. 하지만 김호곤 단장이 물러나면서 수원 구단은 물론이고 수원 위민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강원과 수원 팬들은 일제히 성명문을 내고 이영표 대표이사, 김호곤 단장의 재계약 불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팬들의 바람과 달리, 교체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구단주가 바뀌면서 구단의 핵심 자리에 자기 사람을 무리하게 앉히려다가 추락한 케이스는 너무나도 많다. 특히 축구계에 오래 몸 담았던 인물이 빠지고 새 얼굴이 들어오면 기존 사령탑과의 갈등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선수들도 동요하는 경우도 많다.

시민구단으로서 K리그1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며 살아남았던 강원과 수원이지만 또 한 번 정치적인 이유로 변화의 바람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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