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D-20: 2018 러시아 월드컵, 카잔의 기적

[카타르 월드컵] D-20: 2018 러시아 월드컵, 카잔의 기적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2.10.31 09:00
  • 수정 2022.11.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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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고 있다. 월드컵은 전 세계 스포츠 축제 중 가장 큰 규모이자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무대다. 이에 본지는 개막일까지 카타르 대회 관련 정보와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한국 대표팀의 이야기를 전한다. (편집자 주)

 

(사진=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한국의 김영권이 독일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낸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진=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한국의 김영권이 독일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낸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가장 최근 열렸던 월드컵은 2018년 러시아 대회다. 월드컵 사상 첫 번째로 동유럽에서 개최된 대회이며, 이로써 러시아는 한국에 이어 여섯 번째로 국제대회 유치 그랜드슬램(하계·동계 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대회, FIFA월드컵)을 달성하게 됐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카잔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기가 바로 이 대회에서 나왔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월드컵 개막을 약 1년 앞두고 사령탑이 교체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성적부진 등의 이유로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면서, 수석코치를 맡았던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게 됐다.

신태용 감독은 짧은 준비기간 동안 팀을 추슬러 대회를 치렀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주전 측면 수비수인 김진수를 비롯해 김민재, 이근호, 권창훈, 염기훈 등 많은 선수가 부상으로 낙마해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선수단을 구성하기 어려웠다. 아울러 F조에 배정돼 스웨덴과 멕시코, 독일 등 쉽지 않은 팀들과 16강 진출을 다투게 되면서 비관론이 대두됐다. 

스웨덴과 1차전에서 한국은 그동안 주로 사용했던 4-4-2 포메이션 대신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는데, 결과적으로 0-1로 패하면서 실패를 맛봤다. 이때 신태용호는 4-4-2 외 포메이션을 사용했을 때 1승 3무 5패로 성적이 좋지 못했는데,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제외된 상황이었던 점을 상기하면 하나의 노림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와 2차전에서는 다시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는데, 이는 역습과 측면 돌파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중원 싸움에서 멕시코에 밀렸고, 이로 인해 역습이 무뎌지면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수비에서의 실수와 페널티킥 허용 등 다소 운도 따르지 않았다.

결국 2패를 기록하며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된 한국은 마지막 3차전에서 독일과 만났다. 당시 독일은 FIFA 랭킹 1위, 한국은 FIFA 랭킹 57위로 객관적 전력 차부터 상당했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카잔의 기적을 일궈낸다. 

이 경기 전 F조에는 한국이 독일을 2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상대로 승리할 경우 득실차에 의해 한국이 2위로 16강에 오르는 경우의 수가 있었다. 멕시코가 이기지 못하면서 한국이 최종적으로 탈락했지만, 우리로서는 경우의 수에 들어맞는 결과를 어떻게든 만들어낸 셈이다.

90분 내내 조현우의 슈퍼세이브 등으로 잘 버텨낸 한국은 6분의 추가시간 동안 기적을 만든다.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찬 공을 토니 크로스가 패스했는데, 이 공이 니클라스 쥘레의 다리 사이로 빠졌다. 그 뒤에는 김영권이 있었고, 순간적으로 공을 잡은 그는 그대로 슛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한다.

실점한 독일은 동점골을 위해 골키퍼인 마누엘 노이어까지 중원으로 올라와 공격에 가담했다. 이 과정에서 주세종이 노이어의 공을 빼앗았고, 하프라인 아래서 쇄도하는 손흥민에게 그대로 롱패스를 연결했다. 공을 잡은 손흥민은 그대로 전력질주 해 골망을 흔들었고, 한국은 세계 1위 독일을 2-0으로 꺾은 대이변을 연출했다. 독일이 월드컵 32강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이 때가 처음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눈물을 흘렸다. 당시 스웨덴이 멕시코에게 승리했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기적적으로 16강에 진출한 것이라 생각한 선수들도 있었을 것이다. 비록 후에 그 사실을 알고 아쉬운 표정을 지은 선수들도 있었지만, 세계최강을 이겼다는 사실은 변함없었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탈락한 이 대회 우승컵은 프랑스가 가져갔다. 자국에서 열린 1998년 대회 이후 20년 만에 되찾은 트로피다. 지네딘 지단 은퇴 후 한동안 흔들렸던 프랑스는 디디에 데샹 감독의 지휘 아래 앙투안 그리즈만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해 기어코 정상에 올랐다. 이 우승으로 데샹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감독이 됐다.

프랑스의 결승전 상대는 루카 모드리치가 이끄는 크로아티아였다. 크로아티아는 16강과 8강, 4강 모두 연장 혈투를 치르면서 극적으로 결승전까지 올랐기에 체력적으로 열세였다.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첫 월드컵 우승을 위해 뛰었지만, 이번 대회 가장 젊은 팀이었던 프랑스는 활발히 크로아티아를 공략했다.

전반 18분 마리오 만주키치의 자책골로 리드를 내준 크로아티아는 10분 뒤 이반 페리시치가 동점골을 넣으며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다시 10분 뒤 페널티킥을 허용해 끌려갔고, 이후 폴 포그바와 킬리안 음바페에게 추가 실점하며 무너졌다. 후반 24분 마리오 만주키치가 만회골을 넣었으나 거기까지였고, 결국 경기는 프랑스의 4-2 승리로 끝났다.

◆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 

▲ GK - 김승규, 김진현, 조현우

▲ DF - 김민우, 김영권, 박주호, 오반석, 윤영선, 이용, 장현수, 정승현, 홍철

▲ MF - 고요한, 구자철, 기성용, 문선민, 이재성, 이승우, 주세종, 정우영

▲ FW - 김신욱, 손흥민, 황희찬

▲ 감독 - 신태용

우봉철 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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