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최초 칸 초청작 ‘각질’...새로운 문을 열다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최초 칸 초청작 ‘각질’...새로운 문을 열다

  • 기자명 박영선 인턴기자
  • 입력 2022.05.29 15:11
  • 수정 2022.05.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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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자아’인 가면을 씻는 주인공, 신예 문수진 감독 주목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 '각질'의 문수진 감독 (사진=연합뉴스)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 '각질'의 문수진 감독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인턴기자]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화제인 가운데,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최초 초청작인 영화 ‘각질’에도 시선이 집중됐다. 수상은 불발됐지만, 영화 ‘각질’은 그간 한국 내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쉽지 않았던 애니메이션 장르가 당당히 칸에 입성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부흥 움직임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훌륭한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자본력과 상업성이 뒷받침 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일기도 했다. 2012년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이 칸 영화제에 최초로 초청되며 긍정적인 바람이 불었지만, 아직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계속 진행중이다.

이러한 와중에 떠오르는 신예 문수진 감독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그는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각질’로 칸 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올해 이 부문에 출품된 작품은 총 3천여 편으로, 영화 ‘각질’은 칸의 선택을 받은 단 9편 중 하나에 이름을 올렸다. 작품은 감독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으로 출품한 애니메이션이다. 6분 정도의 짧은 분량이지만, 1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탄생했다.

영화 ‘각질’은 젊은 여자 주인공이 집에 들어와 인형 탈처럼 보이는 ‘사회적 가면’을 벗어 꼼꼼히 빨래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은 밖에 나갈 때마다 이 가면을 쓰고, 집에 와서는 자신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게 행동했는지 스스로 점검한다.

문수진 감독은 작품에 대해 “쉽게 뜯겨 나가는 각질처럼, 사회적 자아 역시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놓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누군지 분명히 알고 중심을 잘 잡고 있다면 (사회적 자아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런 것에 집착해서 본인을 잃어가는 ‘내몰림’을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작품의도를 전했다.

영화 '각질'의 한 장면. (사진=연합뉴스, 씨앗 제공)
영화 '각질'의 한 장면. (사진=연합뉴스, 씨앗 제공)

영화 ‘각질’의 그림체는 순정만화의 문법을 따라간다. 그는 문득 순정만화가 동양인의 미의 기준을 극대화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전했다. 문수진 감독은 우리가 기괴하거나 과장됐다고 느껴야 하지만 그런 인물의 외향을 오히려 더 아름답다고 느끼는 지점을 파고들었다.

최종 수상은 불발됐지만, 문수진 감독이 이어나갈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시상식 이전 한 인터뷰에서 그는 ”너무 소중한 작품이기 때문에 상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이 아이(작품)의 존재가 전혀 위협받지 않는다”라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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