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이 막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8년 만에 노메달을 기록했지만, 최선을 다한 모습은 박수받기 충분했다.
13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2022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 폐회식이 열렸다. 한국 선수단에서는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을 비롯해 스노보드, 알파인스키 대표팀 선수 및 임원 등 38명이 폐회식에 참석했다.
지난 4일 개막해 열흘간 전 세계 46개국 560여 명의 선수가 6개 종목, 78개 세부 종목에서 실력을 겨룬 이번 대회. 개최국 중국이 금메달 18개(은 20·동 23)로 종합 순위 1위에 올랐고, 우크라이나가 금메달 11개(은 10·동 8)를 목에 걸며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992년 프랑스 티뉴-알베르빌 대회부터 동계 패럴림픽에 모습을 드러냈다. 첫 메달은 10년 뒤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한상민·은메달)에서 나왔고, 2018년 평창 대회 크로스컨트리 좌식 7.5km에서 신의현이 한국에 동계 패럴림픽 첫 금메달을 선물한 바 있다.
지난 대회 기세를 몰아 동메달 2개를 목표로 설정한 한국. 총 31명의 선수가 6개 전 종목에 출전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입상자 없이 대회를 마치면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한국이 동계 패럴림픽을 메달 없이 마친 건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한국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은 박수받아 마땅했다. 평창 대회 금메달리스트 신의현은 바이애슬론 3종목과 크로스컨트리스키 3종목 등 6종목에 나서 약 57.5㎞를 완주했다. 패럴림픽 2연패는 실패했지만, 2회 연속 완주에 성공하며 투지를 불태웠다.
한국의 사상 첫 동계 패럴림픽 메달 주인공인 한상민도 활강과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슈퍼복합 등 전 종목에 출전했다. 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를 시작으로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2018년 평창 대회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이번 패럴림픽은 그의 '라스트 댄스'가 펼쳐지는 무대였다. 원했던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전 종목 출전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평창 대회 동메달을 따냈던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은 홈팀 중국에 패하며 4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지천명을 앞둔 이종경을 비롯해 장동신, 장종호, 정승환 등 베테랑들의 투혼이 빛났다. 특히, 정승환의 경우 중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2피리어드 도중 상대 반칙으로 큰 부상을 당하고도 끝까지 경기를 소화해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상대 픽에 목을 찔려 출혈까지 발생했음에도 경기 후 "다친 것보다 경기에서 패해 마음이 더 아프다"라고 말했던 정승환이다.
알파인스키 시각장애 부문 대회전 11위, 회전 10위를 기록한 최연소 국가대표 최사라, 스노보드 종목에 출전한 이제혁 등 동계 패럴림픽에 첫 출전한 선수들은 4년 뒤를 기대케 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날 행사에서 폐회를 선언한 앤드루 파슨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은 "'다름'은 우리를 갈라놓지 않고 단결시켰다"라며, "이를 통해 우리는 포용과 화합, 평화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평화와 화합, 포용과 함께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이 막 내렸다. 이제 선수들은 4년 뒤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 패럴림픽을 향해 다시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