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벤투호 승리 공식

'빠르고,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벤투호 승리 공식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09.08 10:07
  • 수정 2021.09.0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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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황희찬이 측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진=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황희찬이 측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시작부터 여러 차례 잔디 침대에 누웠던 레바논. 한국은 과감한 돌파와 적극적인 슈팅, 속도를 살린 측면 플레이로 이들을 일으커 세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상대 밀집 수비에 고전했지만, 계속해서 두드린 끝에 골문을 열었다.

이날 벤투호는 시작 전부터 위기를 맞았다. 주장이자 핵심인 손흥민이 종아리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된 것. 이에 이라크전에 나섰던 전방 스리톱을 모두 새 얼굴로 채우며 과감한 변화를 줬다. 조규성이 A매치 데뷔전 기회를 잡았고, 좌우 측면에 나상호와 황희찬이 선발로 나섰다.

한국은 이라크전 무득점 무승부의 경험을 토대로 플레이 스타일을 바꿨다. 후방부터 천천히 시작되는 빌드업으로 확실한 기회가 나올 때까지 패스를 이어가는 게 아닌, 과감한 전방 롱패스와 좌우 방향 전환으로 레바논의 밀집 수비를 흔들었다. 공간이 열리면 강력한 중거리슛도 시도했다.

전반전 모습은 확실히 이라크전보다 좋았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쇼가 없었다면 득점이 나왔을 법한 장면도 여러 차례 만들었다. 특히, 황희찬과 홍철의 경기력이 좋았다. 황희찬은 계속해서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를 괴롭혔고, 홍철은 전방 측면 공격수에게 볼을 배급하거나 직접 오버래핑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냈다. 둘은 황인범이 뿌려주는 패스를 받아 시종일관 측면을 공략했다. 기대했던 수비 뒷공간을 향한 패스는 자주 나오지 않았지만, 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상대가 라인을 완전히 내려 2열 수비를 펼쳤기에 쉽사리 공략할 수 없었다. 좁은 공간을 공략해나가며 기회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었다.

후반전 벤투 감독이 송민규와 권창훈을 투입하면서, 더욱 활기찬 공격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14분 홍철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속도를 살려 엔드라인 근처까지 간 뒤 컷백을 시도했고, 2선에서 쇄도한 권창훈이 논스톱 슛으로 골을 뽑아냈다. 기존의 느린 빌드업 공격 방식과 달리 측면을 활용한 과감하고 빠른 공격 전개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경기 후 권창훈은 "이라크와 첫 경기에서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결과로 가져오지 못한 것에 대해 선수들 모두 보완할 점을 알고 있었다"라며, "1차전 후 다 같이 준비했고, 적극적으로 플레이하라는 주문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모두가 좋은 시도를 많이 해 좋은 장면이 자주 나온 것 같다"라고 복기했다.

한국은 이날 이라크전 무승부 이후 많은 이들이 원했던 과감한 플레이가 어느 정도 구현됐고, 결과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여전히 숙제도 있었다. 바로 득점력이다. 한국은 이날 슈팅 20개(유효슈팅 7개), 기회 창출 15회를 기록하고도 1골에 그쳤다. 점유율도 71%-29%로 선제골 이전 반코트 경기를 한 점을 감안하면, 분명 아쉬운 결과다. 이라크전 슈팅 15개까지 합치면 2경기 35 슈팅 1골이다.

벤투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승리해서 어느 정도 만족스럽다. 득점 전까지 상대 미드필드에서 플레이하면서 공격에 많은 시간을 썼고 공격 전환과 역습 상황에서 잘했다"라면서도, "전체적인 마무리가 아쉬웠다"라고 결정력에 대해 언급했다.

이제 한국은 오는 10월 7일 홈에서 시리아, 12일 원정 경기로 이란을 상대한다. 이란의 경우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높지만, 시리아는 앞서 경기한 이라크나 레바논과 비슷한 수비 전술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레바논전에서 보여준 활기찬 공격 전개에 결정력을 보완한다면,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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