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사상 첫 올림픽 본선 무대를 경험한 한국 남자 럭비 7인제 대표팀이 귀국했다.
서천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럭비 7인제 대표팀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26일부터 시작된 조별리그에서 뉴질랜드, 호주,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3전 전패를 기록했다. 이후 진행된 9~12위 순위 결정전에서는 아일랜드, 일본에 패하며 최종 1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처음으로 밟은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첫 승이라는 역사는 작성하지 못했지만, 의미 있는 대회였다. 국내 럭비 도입 약 10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첫 득점을 기록하는 등 새 역사를 작성했다. 주인공은 정연식. 세계랭킹 2위 뉴질랜드와의 승부에서 전반 5분 장용홍의 패스를 받아 트라이에 성공, 5점을 올렸다.
서천오 럭비 국가대표팀 감독은 "수치적인 결과로는 아직 부족하다"라면서도, "첫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세계적인 팀들과 경기를 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럭비는 국내 중·고교와 대학, 실업팀을 모두 합쳐 60개 팀에 불과할 정도로 저변이 열악하다. 체계적 훈련도 어려웠다. 올림픽을 5개월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야 대표팀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는 등 준비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보여줬고, 박수받아 충분한 경기를 펼쳤다. 세계랭킹 31위 한국 럭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최윤 대한럭비협회 회장은 "결과를 떠나 지금까지 한국 럭비를 대표해 세계 무대에서 투혼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존경과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럭비 국가대표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 넘치는 플레이를 통해 럭비의 참 매력을 알렸다"라며 "이 땅에서 '비인지 스포츠'인 럭비를 어느 정도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중한 경험을 마친 럭비 대표팀을 향한 지원 약속도 잊지 않았다. 최 회장은 "이제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럭비 저변 확대 등을 통해 럭비의 인지 스포츠화를 이루겠다"라며, "차기 올림픽 본선 무대에 다시 출전하는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