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중도 기권' 바일스, 중압감에 무너진 체조 여왕

[도쿄올림픽] '중도 기권' 바일스, 중압감에 무너진 체조 여왕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07.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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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신적 문제로 27일 도쿄 아리아케 체조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중도 기권한 미국의 시몬 바일스 / AFP=연합뉴스)
(사진=정신적 문제로 27일 도쿄 아리아케 체조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중도 기권한 미국의 시몬 바일스 / AFP=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올림픽 6관왕에 도전한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가 단체전 중도 기권을 선언했다. 자신을 향한 전 세계의 시선이 주는 중압감을 견뎌내지 못했다.

시몬 바일스(미국)는 27일 도쿄 아리아케 체조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 출전했다. 단체전은 팀당 3명씩 출전,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개 종목을 뛴 뒤 합산 점수로 순위를 가르는 종목이다. 

바일스는 자신의 주 종목인 도마에 출전했다. 그러나 체조 여왕이라 불리는 그의 점수는 13.766점. 낮은 점수에 충격을 받은 것일까. 바일스는 이후 점퍼를 입고 중도 기권을 선언했다. 결국 바일스가 빠진 미국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에 금메달을 내주고 말았다.

바일스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여자 기계체조 4관왕(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마루운동)을 차지한 선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6관왕에 오를 것이란 기대와 예상이 주를 이뤘다. 기량이 압도적이었기에, 적수라 부를만한 이조차 나오지 않았다. 세계선수권대회를 합치면 그가 따낸 메달만 30개에 이른다. 

이런 높은 기대가 바일스에게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바일스는 단체전 기권 배경에 대해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속에서는 정신이 나간다"라며 "나는 내 정신 건강에 집중하고 위험에 처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육체적으로는 괜찮다"라고 전하며, 정신적으로 불안함을 견디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비록 기권했지만, 바일스를 향해 격려와 찬사가 쏟아졌다. 올림픽 금메달 3개를 가진 미국의 전 체조선수 앨리 레이즈먼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얼마나 심한 압박이 있었을지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하다"라며 "바일스도 인간"이라고 말했다.

바일스의 중도 기권과 각계각층의 격려. 이는 성적을 우선시하는 시대에서, 선수라는 하나의 인격체를 우선으로 삼는 시대로 바뀌었음을 보여준 하나의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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