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년 차' 소형준의 지독한 성장통, 이겨내야한다

'프로 2년 차' 소형준의 지독한 성장통, 이겨내야한다

  • 기자명 박민석 기자
  • 입력 2021.07.0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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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소형준이 지난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의 맞대결서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 사진=kt위즈)
(kt 소형준이 지난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의 맞대결서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 사진=kt위즈)

[데일리스포츠한국 박민석 기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6월에 MVP급 활약을 펼쳤던 kt 소형준(20)이 7월 첫 등판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소형준은 지난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의 맞대결서 선발 등판해 2⅓이닝 8피안타(2홈런) 10실점(8자책)으로 부진했다. 덩달아 팀이 5-15로 패하면서 팀의 '8'연승도 마감됐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1회를 땅볼-뜬공-땅볼로 깔끔하게 삼자범퇴 처리했다. 

그러나, 2회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실점했다. 1사 1루서 이지영의 땅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3루수가 송구 실책을 저질렀고, 1사 2·3루가 됐다. 이후 전병우의 타구가 소형준을 맞고 굴절되면서 행운의 내야 안타가 됐고,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3회는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선두타자 이용규와 8구 승부 끝에 볼넷, 이정후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가 됐고, 박동원에게 3점포를 얻어맞았다. 홈런을 맞은 소형준은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송우현-이지영-김병휘-전병우에게 4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계속된 1사 만루서 김휘집에게 좌측 담장이 넘어가는 만루포를 얻어맞으며 무릎을 꿇었다. 결국 소형준은 심재민과 교체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소형준은 앞서 6월 4경기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75의 빼어난 투구로 6월 MVP 후보에 올랐다. 

kt 이강철 감독은 "팔 스윙이나 멘탈이 좋아졌다.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공에 자신감이 생겼다. 처음에는 변화구만 썼는데, 투심 계통도 많이 활용하면서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소)형준이가 계속해서 프로야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본인만의 무기가 확실히 있어야 한다"고 경계했다.

에이스급 투수들은 본인의 트레이드 마크가 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 김광현의 슬라이더가 대표적이다. kt 팀 내에서는 고영표와 주권의 체인지업이 있다.

이 감독은 "형준이는 구종들이 전체적으로 고만고만하다. 사실 그렇게 계속 가면 4, 5 선발 밖에 안된다. 제구가 안되는 날에는 버티기 힘들다"면서 "처음에 들어왔을 때 투심의 움직임이 엄청 좋더라. 개인적으로 투심을 살렸으면 좋겠다. 투심이 좋으면 상대 타자가 땅볼에 대한 두려움도 생긴다. 본인만의 확실한 무기를 만들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투수가 항상 좋은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투구를 잘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주무기가 필요한 법이다.

소형준은 이날 데뷔 후 한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홈런 2개를 얻어맞은 코스는 한가운데 실투였다.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진 않았다. 최악의 투구 내용으로 다소 의기소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형준은 아직 2년 차 신인이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 감독의 말 처럼 투심을 중심으로 더욱 완성된 투수로 거듭날 수도 있다.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도 장인들에 의해 복잡한 세공의 과정을 거친다. 이날 경기가 본인에겐 아쉬운 기억으로 남겠지만, 훗날 돌이켜 보면 성장의 밑거름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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