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전세계적 유행으로 국가 대항전 축구대회가 나란히 연기됐다. 올해 6월 개최 예정이던 유럽 축구 국가대항전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와 남미 대륙 국가대항전 코파아메리카 등 두 대회 모두 결국 내년으로 연기됐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17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긴급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로 2020을 1년 연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로 2020은 원래 올해 6월 12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내년 6월 11일부터 7월 11일까지 열린다.
1960년 시작돼 4년마다 열려온 유로 대회가 4년 주기를 깨고 홀수 해에 열리게 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유로 2020은 대회 창설 60주년을 기념해 개최국 한 곳이 아닌 유럽 12개국, 12개 도시에서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물거품이 됐다.
UEFA는 이탈리아에 상륙한 코로나19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자 유로 2020의 연기 여부와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의 진행 방안을 결정하기 위해 이날 55개 회원국 대표가 참석하는 긴급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는 유럽 프로 구단들의 협의체인 유럽클럽협회(ECA),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유럽지부 대표자들도 참가했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회장은 "팬과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의 건강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올시즌을 안전하게 마치는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이윤'이 아닌 '가치'가 이번 긴급회의의 대원칙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번 결정으로 엄청난 비용을 부담하게 됐지만 풀뿌리 축구와 여자 축구, 그리고 55개 회원국의 축구 발전을 위한 투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2020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도 결국 내년으로 미뤄졌다.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17일(현지시간) 올해 6월로 예정된 코파 아메리카 개최를 2021년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코파 아메리카에 출전하는 스타 플레이어 상당수가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다. 따라서 유로 2020 연기에 따른 유럽 클럽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두 대회가 보조를 맞춰 새 일정을 짜야 하는데, UEFA와 남미축구연맹은 이에 합의해 둔 상태였다.
코파 아메리카는 유로 2020과 마찮가지로 4년 주기 남미 대륙 최대 국가 대항전이다. 올해 제47회를 맞는 이 대회는 오는 6월 12일∼7월 12일 콜롬비아와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네이마르(브라질),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 등 유럽 리그에서 뛰는 남미 축구 스타들이 자국의 명예를 걸고 뛰어 남미 축구 팬들에겐 월드컵 못지 않게 큰 인기가 있다.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CONMEBOL 회장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우리는 항상 선수들과 남미 축구 가족 모두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며 "47회 대회는 내년 6월 11일부터 7월 11일까지 치러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의 재개 여부와 재개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는 이날 회의에서 결론 나지 않았다.
UEFA는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 문제를 다룰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김백상 기자 104o@dailysports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