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현대 의학의 발달 전 한국의 샤머니즘에서는 질병의 원인을 신과 영적인 세계를 관련지어 인식했는데, 주로 질병이 귀신(악귀)의 소행으로 생긴다는 의식이 팽배했다.
두창 역시 두신(痘神)이 있다고 믿어 병을 앓고 난 후 두신을 전송하는 의례를 진행했는데, 국왕 정조는 <송두신문(送痘神文)>을 통해 친히 두신을 전송하는 글을 남겼다.
…아아 좋은 아침이여 조용히 멀리 떠나도다
…계피를 넣어 빚은 술과 산초로 만든 음료수며
무지개로 깃발을 삼고 바람을 바퀴 삼도다
검은 용에 금 안장을 드리우고
멀리 떠나도록 고하여 세상의 지저분함을 깨끗하게 하도다
이미 이렇게 여러 아름다움이 있고
거기다 행장을 향기 나는 건량으로 꾸리니
휘장이 바다와 같음이여 밤이 그득하고
금루에 이글거리는 횃불을 담았도다…
조선시대 재위 중인 국왕에게 두역은 “단순히 전염병이나 국가적인 재앙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왕권의 전능에 대한 하늘의 시험으로 인식“되었고, “두신이 국왕의 권위를 확보해주고 위엄을 부여해 주는 존재로 인식되었다”고 한다.
(정인숙, 서신전송가에 나타난 두신 전송 의례와 그 의미)
민간에서는 어떤 경우든 두창의 치료에 침술이나 복약과 같은 의학적 치료를 금했다. 무섭고 두려운 두신을 정중하게 대접하면 재액을 가져오지 않으며, 가정을 비호(庇護)해 주고, 역신이 오히려 복신(福神)이 된다고 믿었다.
두신은 가택신인 조왕신보다 높은 신으로 대우하며 왕이 공손히 모시는 높은 신령으로 굿의 본과장에서 정신으로 모셔졌다.
유사한 전염병인 장티푸스, 콜레라, 말라리아 같은 경우에는 귀신을 놀라게 하거나 겁을 주어서 쫓아내는 방법(축귀법)을 주로 썼는데 두창은 두신을 융숭하게 잘 모시고 받들어 떠나보내는 것이 핵심이다.
(무라야마 지쥰(村山智順), 조선의 귀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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