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현 기자] FC 바르셀로나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제패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스페인이 UEFA 유로 2008과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티키타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티키타카는 짧은 패스를 빠르게 주고 받으며 경기를 풀어가는 것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점유율을 높이면서 승리를 차지하는 전술을 뜻한다. 짧은 패스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쉽게 말해서 '점유율 축구'라고 하기도 한다.
점유율 축구는 10년 가까이 현대 축구의 흐름을 주도했다. 이 때문에 조광래 전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었을 당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만화 축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 역시 점유율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나 현대 축구의 흐름은 급격하게 바뀌었다. 이미 2014년부터 변화의 조짐이 있었다. 스페인이 2014년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고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여겨졌던 스리백이 '공격적인 스리백'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재등장했다.
2018년은 점유율 축구의 종말을 고하는 해로 기록된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점유율 축구를 무너뜨린 것은 '선 수비, 후 역습'이었다. 러시아 월드컵의 전술 트렌드가 된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독일이 무너졌다. 멕시코가 역습 한방으로 독일을 무너뜨렸고 한국이 월드컵에서 독일을 깰 수 있었던 것 역시 역습이 주효했다.
이를 본 김학범 감독도 "점유율 축구의 시대는 끝났다"고 평가한다. 이달 중순부터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김학범 감독은 스리백을 기본 전술로 내세워 강한 공격축구를 구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바레인, 키르기즈스탄, 말레이시아와 벌이는 조별리그는 일방적인 경기가 예상되지만 앞날을 예상할 수 없는 토너먼트부터는 '선 수비, 후 역습' 전술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는 것이 김학범 감독의 계산이다.
'선 수비, 후 역습'이 현대 축구의 트렌드라는 것을 증명한 경기가 K리그1에서 벌어졌다. 경남FC는 지난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21라운드 방문경기에서 '절대 1강' 전북 현대를 1-0으로 꺾었다.
이날 경남은 수비적으로 먼저 공을 갖추고 역습으로 나가는 전개 방법을 준비했고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전북은 경남의 촘촘한 수비진에 고전했다. 유효슛 12개가 나왔지만 모두 골키퍼 근처로 가면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경남은 K리그에서 '선 수비, 후 역습'으로 1강 전북을 무너뜨리는 팀이 됐다. 두 줄 수비로 전북의 파상공세를 버텨내고 짜임새 있는 역습으로 전북에 단 한방의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이젠 K리그에서도 점유율 축구의 종말이 입증됐다. 강한 미드필더와 공격진을 갖춘 전북도 현대 축구 변화의 희생양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