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래의 거인의 꿈] 롯데의 신선한 활력소, 성장하는 ‘상동이들’

[조형래의 거인의 꿈] 롯데의 신선한 활력소, 성장하는 ‘상동이들’

  • 기자명 조형래 기자
  • 입력 2016.05.1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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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 재미 보지 못한 롯데, 인프라 개선에 적극 투자
김상호, 박진형, 김지수 등 퓨처스 출신들 1군에서 활약

[OSEN=조형래 기자] 최근 KBO리그 각 구단들은 핵심 재산인 선수들, 그 중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육성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제 육성은 KBO리그 팀들의 필수 사항이 됐고 훈련과 육성에 최적화된 훈련 구장을 보유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 됐다. 아울러 2군이라는 이름 대신 ‘퓨처스’라는 이름을 쓰는 것도 단순한 1군의 예비 자원이 아닌 미래를 준비하는 유망주들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다.

KBO리그의 원년 멤버인 롯데 자이언츠는 그동안 육성에서 재미를 본 적은 거의 없었다. 신인왕은 지난 1992년 염종석(현 SPOTV 해설위원)이 마지막이었다. 비교적 이른 2007년, 경남 김해시 상동면에 선수들의 전용 훈련 시설인 김해 상동구장을 설립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시설은 점점 낙후되어 갔고 젊은 선수들 역시 성장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걷기 일쑤였다.

그 사이 롯데 주전 선수들의 연령대는 점점 높아졌다. 신선함이 사라졌다. 결국 육성과 세대교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과제가 됐다.

일단 인프라 개선이 필수였다. 롯데는 물적, 인적 인프라 개선에 착수했다. 지난해와 올해, 김해 상동구장의 리모델링을 점진적으로 진행했다. 올해는 영상 분석 시스템 도입과 그라운드 인조잔디 교체, 실내 연습장 리모델링 등에 20억 원을 쏟아 부었다. 여기에 퓨처스 팀에 훌리오 프랑코 타격 코치, 크리스 옥스프링 투수 코치를 영입하며 육성 의지에 방점을 찍었다.

결국 이러한 성과가 서서히 나오는 것일까. 올해 퓨처스리그 돌풍의 팀은 바로 롯데 퓨처스 팀이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롯데는 14승7패1무로 퓨처스 남부리그 2위에 올라 있다. 한때 퓨처스리그 최강자 상무를 제치고 남부리그 1위였지만 최근 페이스가 주춤하면서 상무에 그 자리를 내줬다.

개개인들의 성적들이 좋기에 롯데 퓨처스 팀은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타격 쪽이 두드러진다. 현재 퓨처스 전체 팀 타율 2위(0.311), 팀 홈런 1위(25개)의 팀이 됐다. 당연히 퓨처스 팀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이른바 ‘상동이들(상동구장에서 훈련하는 퓨처스 팀의 어린 선수들을 지칭)’의 성장은 기존 1군 선수들을 위협하고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퓨처스리그 타율, 홈런, 타점, 최다안타, 장타율 등 공격 전 부문을 석권하고 1군 콜업된 김상호가 대표적이었다.

다만 롯데의 엔트리 운영은 다소 보수적이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신뢰를 쉽게 거두지 않았다. 처음 믿음을 심은 선수들에게 개막과 함께 기회를 줬고 쉽사리 변화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믿음의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결국 조원우 감독은 칼을 들었고 ‘상동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조금씩 변화를 줬다. 투수 박진형(22), 내야수 김상호(27)와 외야수 김지수(20)가 신진 자원들 중에는 1군 엔트리를 밟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의 잠재력을 서서히 뿜어내기 시작하고 있다. 김상호는 현재 팀의 주전 1루수로 나서며 8경기 타율 3할8리 1홈런 5타점의 성적으로 1군 연착륙을 하고 있다. 프랑코 코치가 점찍은 재목인 김지수 역시 대주자 대수비 자원으로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투수 쪽에서는 박진형(22)이 10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2.92로 1군 마운드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들 모두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하고 상동에서 개막을 맞이한 ‘상동이들’이다. 아울러 현재 1군과 퓨처스를 오가고 있지만 좌완 영건 김유영(22)과 차재용(20) 역시 조금씩 경험을 쌓고 있다.

1군에 갓 올라온 ‘상동이들’은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육성과 동시에 기존 자원들을 긴장케 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것. 이는 롯데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경쟁심과 활기가 도는, 건강한 팀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단 번에 상동 출신 선수들이 1군에 자리 잡고 활약을 펼치는 것은 어렵다. 두산 베어스나 넥센 히어로즈처럼 꾸준한 '화수분 야구'라고 불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롯데는 꾸준하게 팀의 체질 개선과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단계를 뒤늦게나마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상동이들’이 성장하며 1군에서 자리 잡는 모습을 꾸준히 지켜보는 것도 올해 롯데 야구를 보는 재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jhrae@osen.co.kr

[사진] 왼쪽-김상호(롯데 자이언츠 제공) / 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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