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호주 High 한국] '해열제 먹은' 손흥민, 쿠웨이트전 뛰려 했다?

[Hi 호주 High 한국] '해열제 먹은' 손흥민, 쿠웨이트전 뛰려 했다?

  • 기자명 이균재 기자
  • 입력 2015.01.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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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브리즈번(호주), 이균재 기자] 대표팀 막내 손흥민(23, 레버쿠젠)의 승부욕은 몸이 성치 않은 가운데서도 남달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쿠웨이트와 2015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서 1-0 진땀승을 거뒀다. 어려운 승리였다. 슈틸리케호는 이날 강제 플랜B를 가동했다. 부상(감기) 악령에 시달렸다. 이청용은 다리 부상으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설상가상 손흥민, 구자철, 김진현 등 핵심 전력들도 미열을 동반한 감기 몸살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허벅지 타박상을 입었던 김창수도 결장했다. 오만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해 무려 7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손흥민은 지난 10일 오만과 조별리그 1차전서 비를 맞으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독이 됐다. 미열을 동반한 감기에 걸렸다. 설상가상 설사까지 했다. 정상 컨디션이어도 사흘 뒤 펼쳐지는 쿠웨이트전은 부담이었다. 열을 동반한 감기에 설사까지 했으니 출전은 무리였다.

그럼에도 손흥민의 출전 의지는 대단했다. 대표팀의 이번 대회 단장인 유대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통해 의지를 피력했다. "(손)흥민아, 너 뛸 수 있겠냐?" "그럼요, 단장님 당연히 뛰어야죠." 못 말리는 승부욕이었다.

쿠웨이트와 결전을 하루 앞둔 12일. 손흥민은 열을 내리기 위해 구자철, 김진현과 함께 해열제를 먹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당시 손흥민의 쿠웨이트전 출전 의지는 정말 강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팀 주치의와 슈틸리케 감독이 다행히 손흥민의 출전 의지를 꺾었다. 주치의는 손흥민이 아직 경기를 뛰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을 비롯해 제 컨디션이 아닌 이들을 과감하게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눈앞의 승리보다는 먼 미래를 내다본 결단이었다. 신의 한 수였다. 승점 3을 따내며 조기 8강행을 확정지었다.

손흥민은 대스타의 기질인 남다른 승부욕을 갖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서도 입증됐다. 손흥민은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서 2-4로 패한 뒤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펑펑 울었다. 벨기에와 3차전서도 0-1로 패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또 한 번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이 감기 바이러스를 훌훌 털고 돌아왔다. 지난 15일 오랜만에 동료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표정은 한없이 밝았다. 가벼운 훈련을 모두 소화하며 잠자고 있던 근육을 깨웠다. 손흥민의 시선은 오롯이 호주전을 향한다. 오는 17일 그의 남다른 승부욕이 결말을 드러낸다.

dolyng@osen.co.kr



<사진> 브리즈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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