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대립’ BAL-김현수, 방출 시나리오 실행?

[집중분석] ‘대립’ BAL-김현수, 방출 시나리오 실행?

  • 기자명 김태우 기자
  • 입력 2016.04.0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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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마이너 거부권 행사, 난감해진 BAL
방출 시나리오 대두, 극적 진화 가능성도

[OSEN=김태우 기자] 볼티모어의 비상식적인 처사에 김현수(28)는 상식적으로 맞섰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볼티모어가 궁지가 몰린 가운데 ‘방출’이라는 극단적 시나리오가 벌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거취를 둘러싼 양자의 생각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1일(한국시간)이었다.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은 김현수를 개막 25인 로스터에 넣을 생각이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25명으로 시즌을 치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메이저리그(MLB)에 올라올 수 있다는 논리로 설득할 뜻도 드러냈다.

그러나 그간 침묵하던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했다. 김현수의 에이전트사인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구단의 마이너리그행 요청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MLB에서 도전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이로써 볼티모어의 선택지는 단순해졌다. 김현수를 개막 25인 로스터에 넣든지, 혹은 정말 그럴 생각이 없다면 방출해야 한다. 방출시에는 김현수에게 보장된 연봉(2년 700만 달러)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 정황상 볼티모어는 김현수를 25인 로스터에 넣을 생각도, 연봉을 보전해주며 방출할 생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시적 마이너리그행’이라는 방법을 모색했으나 김현수의 거부로 없던 일이 됐다.

듀켓 단장이나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가 시범경기에서 부진했으며, 최선의 25인을 짜기 위해 그를 제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현수를 압박하기 위해 여론전도 펼쳤다. 이제 와서 김현수를 25인 로스터에 흔쾌히 포함시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국 볼티모어가 자신들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방출이다. 김현수 측도 이러한 시나리오까지 고려한 뒤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경우 김현수는 금전적인 부분에서 손해가 없다. MLB 내 타 팀으로 이적해 최저연봉을 받는다고 해도 그 차액은 모두 볼티모어가 지급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가능성은 낮지만 한국이나 일본 무대로 진출할 경우는 700만 달러를 모두 챙긴 채 새롭게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다만 MLB 도전이라는 개인적인 꿈에는 암초가 생긴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것이 없는 김현수다. 오히려 불안요소만 드러난 것은 냉정한 현실이다. 여기에 시즌이 코앞이다. 이미 MLB 팀들은 자체 전력 구성을 모두 마쳤다. 웨이버 공시가 돼도 클레임을 걸 팀이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볼티모어와 연봉을 분담해야 하기 때문에 더 매력이 떨어진다.

웨이버 절차를 통과해 완전한 FA 신분이 된다고 하더라도 MLB 계약을 제시할 팀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검증된 선수가 아니라 마이너리그 스플릿 계약 제안이 현실적이다. 에이전트사에서 ‘믿는 구석’을 가지고 일을 진행하지 않는 이상 MLB 직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팀만 다를 뿐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지금이라도 볼티모어가 구상을 바꾸는 것이다. 백업이라도 25인 로스터 내에서 중용하며 천천히 적응의 시간을 주면 된다. 김현수가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더할 나위가 없고, 계속 부진하거나 확신을 주지 못한다면 그 때 다른 방법을 생각해도 된다. 듀켓 단장도 “김현수가 우리 조직 내에 있다는 것 자체는 기쁜 일이다. 다만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라며 ‘전력 외 취급’은 아니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김현수 측도 “기존 계약이 성실하게 이행되고 공정하게 출전 기회를 보장받아 볼티모어에서 메이저리거로서 선수 생활을 원만하게 이어갈 수 있길 바라고 있다”라고 밝혔다. 역시 방출보다는 타협점을 찾길 바라고 있다. 볼티모어는 오는 4일 새벽(한국시간)까지 개막 25인 로스터를 확정지어야 한다. 양자가 꼬인 매듭을 풀지, 아니면 냉정하게 잘라 버릴지는 앞으로 3일간의 대화에 달렸다. /skullboy@osen.co.kr

[사진] 볼티모어 오리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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