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을 생각만 한 전북, 막을 생각을 못했다

넣을 생각만 한 전북, 막을 생각을 못했다

  • 기자명 허종호 기자
  • 입력 2016.03.02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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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허종호 기자]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가 사라졌다. 골을 넣을 생각만 했지, 상대의 골을 막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난징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확인한 전북 현대의 모습은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챔피언에 오른 모습과 큰 차이가 있었다. 전체적인 면에서 경기를 주도하기는 했지만, 장쑤 쑤닝(중국)의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해 3골이나 허용하며 2-3으로 패배했다.

경기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술적인 변화를 예고한 전북은 최전방에 김신욱을 배치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활용해 키가 작은 편인 장쑤의 중앙 수비수들을 공략하겠다는 것이었다. 또한 스피드와 투지가 좋은 최철순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해 2선에서 침투할 알렉스 테세이라를 견제하려 했다.

공격과 수비에 신경을 쓴 듯한 계획이지만 실상 공격에 더 비중이 있었다. 2선에 배치된 고무열과 이재성, 이종호를 비롯해 최철순의 파트너로 기용된 김보경까지 모두 공격에 치중했다. 덕분에 공격은 활발하게 진행됐지만, 장쑤의 역습에 번번이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또한 수비와 중원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수비에서의 공격 전개도 매끄럽지 못했다.

전북의 이런 모습은 장쑤에 유리하게 적용했다. 장쑤는 전북의 공격 마지막에 위치한 김신욱을 집중 견제해 제대로 활약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전북의 공격을 끊은 이후에는 긴 패스로 전방 공격진에게 한 번에 연결했다. 중원과 수비 사이의 빈 틈은 테세이라와 조가 마음껏 침투하게 했고, 압박도 느슨해 슈팅은 물론 개인기로 기회를 만들 수 있게 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경기 전날 장쑤의 전체적인 경기력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있지만, 테세이라와 하미레스 등 특급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이 강조한 바는 그라운드에서 실천되지 않았다. 결국 테세이라와 하미레스의 활약에 기선을 제압 당했고, 뒤늦게 집중 견제를 했지만 오히려 다른 중국 선수들의 수비가 느슨해지면서 전체적은 흔들림으로 이어졌다.

전북은 지난 도쿄전과 이번 장쑤전을 장점과 단점을 확실하게 보였다. 특히 급하게 해결할 많은 숙제를 남겼다. 오는 12일 K리그 클래식이 개막하면 혹독한 일정이 시작된다. 전북은 앞으로 주어진 10여일의 시간을 통해 단점을 보완 및 해결해야만 한다. 특히 개막전 상대가 엄청난 화력을 바탕으로 2연승을 달린 FC 서울이라는 점은 전북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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