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놓는 이진영, “선수단 모함 가장 힘들었다”

주장 놓는 이진영, “선수단 모함 가장 힘들었다”

  • 기자명 윤세호 기자
  • 입력 2015.09.2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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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세호 기자] LG 트윈스 주장 이진영이 시즌 막바지 한 해를 돌아보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진영은 지난 20일 잠실 kt전을 마친 후 “주장을 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우승팀 주장’을 목표로 삼아 동료들을 잘 이끌고 싶었는데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너무 아쉽다. 시즌이 끝나면 감독님, 코치님들과 모여 올해 안 된 부분들을 말씀드리려고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진영은 2014년 시무식에서 투표를 통해 주장 완장을 찼다. 당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프런트 직원까지 약 180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과반수이상을 득표하며 제2대 민선주장이 됐다. 주장 첫 해였던 2014시즌,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올 시즌은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올해가 여러모로 가장 힘든 한 해였던 것 같다. 베테랑 선수들은 베테랑 선수들대로 기량이 안 나와서 힘들었고, 후배 선수들은 후배 선수들대로 기대를 받은 만큼 하지 못해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선수들이 지난 2년 동안 잘 따라와 주었다. (이)병규형이나 (박)용택이형도 내 입장을 잘 이해해줬고, 후배 선수들도 규율을 잘 지켜줬다. 다음 주장이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도와주겠다. 적극적으로 다음 주장을 서포트할 것이다.”

주장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묻는 질문에 이진영은 ‘선수단 모함’이었다고 답했다. LG는 올 시즌 성적이 저조하자 선후배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이진영은 2009년부터 LG 유니폼을 입은 후 매년 이런저런 거짓소문에 시달렸지만, 올해는 수위가 지나쳤다며 안타까움을 토했다. 그러면서 이 역시 자신의 잘못이라며 화살을 돌렸다.

“대체 어디서 어떻게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건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선수단 내부이던 외부이던 우리가 와해되고 무너지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졸지에 후배들 괴롭히는 선배가 됐다. 오죽하면 (오)지환이가 내게 와서 ‘선배님 죄송합니다’고 하더라. 지환이 잘못도 아니고 선수 중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마녀사냥이 됐다. 사실 우리 선수들은 아무리 그런 이야기가 나와도 믿지 않는다. 다만 외부에서 우리를 그렇게 바라보면 억울하고 힘들어진다. 앞으로도 모함만은 정말 없었으면 좋겠다. 주장인 내가 부족해서 이런 이야기가 돌았겠지만, 내년 우리 팀과 다음 주장을 위해서라도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이어 이진영은 좀 더 구체적으로 선후배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동료들과는 실제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선후배간에 군기를 잡거나 폭언을 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우승 하나를 목표로 지난 2년 동안 달려온 만큼, 누구보다 후배들의 기량향상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일 년 중 동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길다. 어떻게 보면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사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누구와 사이가 안 좋고 불편해지면, 선수단 전체가 힘들어진다. 사실 예전 LG에는 배타적인 문화가 있기는 했다. FA나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게 된 선수는 이곳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나 또한 2009년도에는 좀 그랬다. 하지만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임)훈이나 (진)해수도 금방 우리 팀에 적응했다. 이 부분에 있어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주장으로서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후배들이 실수하거나 잘못해도 지적하기보다는 격려했다. 옛날처럼 강압적인 선후배 문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라운드 위에서도 마찬가지다. 야구할 때는 선배 후배 같은 거 없다. 올 시즌에 앞서 ‘주전 선수들과 경쟁하고 비교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을 만큼, 후배들이 많이 올라왔다’고 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시즌을 치르니 후배들이 자기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 (유)강남이 (양)석환이 등이 이름을 알렸지만, 더 좋아져야 한다고 본다. 나를 비롯한 베테랑들은 후배들의 성장을 간절히 바란다. 그게 우리 팀이 더 강해지고 우승하는 길 아닌가. 병규형이나 용택이형 성훈이까지, 개인적인 목표는 이룰 만큼 이뤘다.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LG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진영은 내년에도 부진한 모습이 반복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다짐했다. 부상도 많고 유독 타석에서 고전했던 올 시즌이지만, 내년에 다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쇠화’라는 이야기를 듣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 년 동안 3할을 치다가 올 해 못 쳤다고, 앞으로도 계속 3할을 못 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요즘에는 마흔 살이 넘어서도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올해는 팀 성적도 안 나오고 개인 성적도 좋지 않아서 여러모로 괴로웠다. 내년에 다시 올라설 것이다. 다시 내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비시즌부터 새롭게 시작하겠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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