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야구협회, “경기 조작 의혹 건, 자체 조사 하겠다”

대한야구협회, “경기 조작 의혹 건, 자체 조사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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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1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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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우찬 기자]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상벌위원회 개최하겠다.”

대한야구협회(이하 KBA)가 경기 조작 의혹 논란이 일고 있는 제주고-포철고 경기에 대해 자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도 조사를 통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포철고(경상권)와 제주고(남부권)는 지난 7일 오후 제주 오라구장에서 주말리그 후반기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이 경기는 하루 전인 6일 다른 경기와 함께 편성됐지만 우천 연기돼 7일 단독으로 열렸다. 포철고가 제주고를 1-0으로 이겼고 두 팀 모두 청룡기 대회에 진출했다.

하지만 경기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9회 정규이닝 경기가 1시간 26분 만에 끝난 것. 5회 콜드게임 경기보다 짧았다. 두 팀이 앞서 치른 4경기 평균 경기 시간과 비교해 볼 때 포철고는 1시간 2분 짧았고 제주고는 51분 짧았다. 이날 경기 이후 KBA 신문고에는 “승부조작이 의심된다”며 해당 경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지난 9일 익명을 요구한 지방 고교감독 A씨는 OSEN에 “문제가 분명히 있다. 주루사로 죽고 두 팀 투수들이 강하지도 못한데 삼진 10개씩, 8개씩 먹은 것을 보면 정상적인 게임은 아니라고 본다”고 쓴소리를 했다. 포철고 투수는 9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져 12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제주고 투수진은 8이닝 동안 78개의 공을 던졌다.

▲ 최소 실점 짜맞추기 의혹
여기에 ‘최소 실점’ 짜맞추기 의혹이 더해진다. 포철고와 제주고에 앞서 끝난 경기에서 포철고의 경쟁 팀 대구고(경상권)가 3승 2패 28득점 15실점으로 마감했고, 제주고의 경쟁 팀 김해고(남부권)가 1승 4패 9득점 33실점으로 일정을 마친 것.

하지만 7일 결과(포철고의 1-0 승)에 따라 포철고는 3승 2패 10득점 13실점을 기록했고 제주고는 1승 4패 5득점 32실점으로 리그를 마감했다. 포철고와 제주고는 각각 대구고와 김해고와 승률이 같지만 팀 최소 실점에서 앞서며 청룡기에 진출했다.

그런데 포철고가 청룡기에 나가려면 1점 이하만 내주고 이겨야했고 제주고는 1점 이하로 패해야했다. 최소 실점에서 경쟁 팀을 앞서기 위해 필요한 요건이다. 제주고는 2실점 하게 될 경우 김해고와 최소 실점이 같고 다득점에서 밀리게 된다. 포철고와 제주고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 상황인식 공감한다는 KBA
KBA도 포철고와 제주고의 경기를 정상적인 경기로 보지 않고 있는 상황. 박철호 KBA 홍보이사는 10일 OSEN과의 통화에서 “이번 건은 경기 시간도 그렇고 너무 보이기 때문에. 이런 것이 계속 반복되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다거나 해당 당사자들한테 경고가 안 된다면 앞으로 이런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이사는 “협회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이런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어제 목동구장에서 회동을 통해 이 건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협회 차원에서도 포철고와 제주고 경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해당 경기 관계자 경위 물을 것
KBA는 경기 조작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 이사는 “양 팀 감독과 감독관을 대신하는 제주야구협회 박 모 전무이사, 해당 심판 등의 경위서를 받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록원 등을 통해서도 현장 내용을 듣겠다”고 했다. 1차적으로 이 경위서를 바탕으로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 KBA가 밝힌 내용이다.

당일 포철고와 제주고 경기에는 박원정 구심을 비롯해 박현준 1루심, 최현종 2루심, 양성대 3루심이 있었다. 또 경기 감독관역을 맡는 제주야구협회 박 모 전무이사가 있었다. KBA 소속인 신정섭 기록원도 있었다. KBA에 따르면 이들 모두에게 경위서를 제출 받겠다는 것이다.

▲ 후속 조치 취할까
뿐만 아니라 양 팀 사령탑인 성낙수 제주고 감독과 백운섭 포철고 감독의 경위도 물을 예정. 박 이사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문제는 객관성이다. 성낙수 제주고 감독은 고등학교감독자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KBA 상임 이사직을 겸임하고 있다. KBA가 자기 식구에 대해 조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박 이사는 “외부에서 지탄을 받고 잘못한 게 있다면 인정하고 다음부터 잘 해야 다른 감독들이나 지자체에서도 똑같은 행위를 안 한다”며 경위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KBA의 후속 조치를 지켜볼 일이다.

rainshine@osen.co.kr

<사진>해당 기사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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