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내야, 고영민 부활이 중요한 이유는?

두산 내야, 고영민 부활이 중요한 이유는?

  • 기자명 조인식 기자
  • 입력 2014.02.11 06:1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OSEN=조인식 기자] 국가대표 2루수였던 고영민이 오랜 침묵을 깨고 올해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에서 성장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2루수로 자리매김했던 고영민은 2009년부터 부진에 빠지며 팀 주전 2루수 경쟁에서도 밀렸지만, 이제는 더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고영민을 지켜봐온 송일수 감독이 팀의 새 사령탑을 맡게 된 점은 고영민에게 작은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송 감독은 "고영민은 내야진에서 가장 경험이 많고 지금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고영민이 올해 굉장히 잘해줄 것 같다"고 말하며 고영민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송 감독의 마음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다면, 고영민은 힘들었던 시간을 뒤로하고 올해 꽤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고영민은 지난 2010년부터 매년 출장 경기수가 줄어들었다. 급기야 지난 시즌에는 1군 경기에 단 10차례만 모습을 드러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WBC 대표팀에서 뛰었던 과거의 영광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고영민이 1군 엔트리 안에서 현 주전 오재원과 2루 경쟁을 펼친다고 보면, 송 감독이 상대 투수에 따라 고영민과 오재원을 플래툰으로 기용할지는 미지수다. 오재원은 좌타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좌투수 상대 타율이 .288로 우투수를 만났을 때(.211)보다 훨씬 좋았다.

플래툰이 아니라면 둘 중 하나가 주전이 되고, 남은 한 명은 자연스럽게 백업이 된다. 아직은 2루의 주인이 공식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근 실적이 많은 오재원이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고영민이 주전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남은 시간 동안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만 한다.

하지만 고영민이 2루 백업에 머문다고 하더라도 고영민의 가치는 단순한 한 포지션의 백업 선수 그 이상이다. 고영민이 얼마나 1군에서 오래 생존하고,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두산 내야 전체의 운명이 좌지우지 될 수도 있다고 할 만큼 이번 시즌 고영민의 비중은 상당하다.

단적으로 오재원이 경기에 나서지 않는 경기에서 가장 유력한 선발 2루수 후보는 고영민이 될 수밖에 없다. 허경민, 최주환 등 여러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많기는 하지만, 이들 중 전문 2루수로 오래 활동했던 선수는 고영민이 유일하다. 많은 포지션을 책임지지는 못하지만, 2루수를 맡겼을 때는 가장 안정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1루에는 호르헤 칸투와 오재일 등이 있는 가운데 고영민이 오재원과 함께 2루를 양분한다면, 다른 선수들은 유격수와 3루수 백업 역할만 해주면 되기에 어깨가 가벼워진다. 허경민과 최주환 등이 여러 포지션을 오가야 한다는 부담에서 해방되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더 원활하게 해낼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

이들과 함께 내야 백업을 구성할 양종민, 최영진도 마찬가지다. 프로 입단 후 아직까지 방망이로 큰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는 두 선수는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둘 모두 이전 소속팀인 롯데와 LG에서 2루수를 경험한 바 있지만, 포지션 하나를 덜어주면 부담이 줄어 자신이 들어갈 위치에 더 집중할 수 있어 좋다.

이처럼 고영민의 1군 재진입과 정착은 다른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연쇄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누구보다 많은 땀으로 겨울을 채워나가고 있는 고영민이 예전의 넓은 수비범위와 빠른 발, 이따금씩 터지는 장타 한 방으로 두산 내야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해볼 일이다.

nick@osen.co.kr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