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원호 대표, “무조건적 연습은 능사 아니다”

[인터뷰+] 최원호 대표, “무조건적 연습은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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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2.0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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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현철 기자] “올바른 몸 상태와 기술, 그리고 심리적인 안정이 서로 조화되었을 때 비로소 선수가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 유니콘스의 첫 우승을 이끌던 우완 선발 중 한 명. 그리고 2005시즌에는 13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베테랑으로서 성실함과 국내 최고급으로 평가받았던 파워커브, 그리고 야구에 임하는 진지한 마음. 지금은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후배 투수들의 슬럼프 탈출과 기량 향상에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원호(40) 피칭연구소 대표가 자신의 지론과 신념에 대해 이야기했다.

1996년 현대에 1차지명으로 데뷔한 최 대표는 1998년 현대 선발진 한 축을 담당하며 10승(1완봉승)5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04로 활약, 창단 첫 우승에 공헌했다. 2000년 심재학 현 넥센 코치와의 맞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최 대표는 2005시즌 27경기 13승6패 평균자책점 4.07로 재기에 성공했다. 최 대표의 프로 통산 성적은 309경기 67승73패3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4.64. 김원형 SK 코치와 함께 커브의 달인으로 꼽혔고 성실함에 있어서는 소속팀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았다.

은퇴 후 LG 코칭스태프진에 합류했던 최 대표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코칭스태프 재계약 대신 새로운 길을 택했고 지난 2월부터 서울 광장동 소재 최원호 피칭연구소를 개원했다. 야구 인생의 돌파구를 찾는 후배들과 머리를 맞대고 그들의 반등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 중인 최 대표. 지난 10월5일 무적 신세에서 벗어나 NC와의 계약에 성공한 박명환은 최원호 피칭연구소가 배출한 수혜자다.

“지난 2월에 열었으니 아직은 1년이 안 되었습니다. 함께 일하고 있는 김병곤 스포사 피트니스 대표는 선수들의 몸 상태를 주도면밀하게 점검하시는 중이고 저는 선수들의 투구를 원활히 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체력과 기술, 그리고 심리적인 부분 세 가지 큰 틀이 정립되었을 때 비로소 투수가 자기 실력을 뽐낼 수 있게 마련인 만큼 그 부분을 중점에 두었습니다”.

최 대표가 가장 경계하는 부분은 제대로 된 몸 상태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연습이다. 올바른 상태라면 반복적인 투구 연습이 감을 잡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으나 무리한 연습이 결국 선수의 슬럼프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선수의 몸 상태와 개개인의 차이에 맞춰 접근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을 밝혔다.

“몸 상태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과도한 연습은 결국 선수의 동작을 바꾸고 슬럼프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몸의 피로 누적, 변화에 의한 동작 파괴는 결국 기술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선수 육성은 제조업이 아닙니다. 투수들의 경우 부상의 80%가 어깨-팔꿈치 부위인데 결국 과사용이 부상의 원인이 되니까요. 부상 위험 요인을 최대한 제거하고 좋은 동작으로 좋은 몸 상태에서 플레이가 이뤄져야 합니다”.

야구는 경기를 뛰는 데 있어 무산소성이 큰 운동이다. 혹자는 지구력을 요하는 축구나 농구 등과 비교해 ‘야구가 스포츠인가’라는 의견을 꺼내기도 하지만 야구는 매 경기 당 워밍업, 기술 훈련에 소요되는 시간이 최소 두 시간에 달하는, 일반인이 모르고 덤볐다가 큰 코 다치는 운동이다. 그리고 투수의 투구 동작, 타자의 타격과 주루는 찰나의 집중력과 대단한 순발력이 동반된다. 최 대표는 야구의 이 특수성을 들어 무조건적인 연습이 아닌 선수의 이해를 동반한 훈련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투구나 타격 모두 4초 미만의 시간에서 이뤄집니다. 과반수의 주루도 1베이스, 길어야 2베이스 정도고 외야수가 공을 잡는 데 전력질주하는 거리는 50m, 시간으로는 6초 대 정도입니다. 대부분 10초 안에 한 순간의 플레이를 해결하는 것이 야구라는 종목의 특수성이고요. 파워스포츠이고 무산소성 운동인 만큼 훈련은 무조건적으로 많이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선수가 이 훈련을 왜 하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고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가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어 최 대표는 “기술 향상에 있어 최선의 방법은 실전 경기인 만큼 연습은 경기를 잘 하기 위한 워밍업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기술 정비를 위해서는 몸이 먼저 완비되어야 한다. 몸이 완성되지 않으면 의식 속에서 펼쳐야 하는 플레이가 무의식의 상태에서 펼쳐지게 되고 결국 실수와 부상 가능성이 높아진다”라는 말로 과도한 연습으로 인한 선수의 체력 소모는 삼가야 한다고 밝혔다. 심리적인 부분에 있어 최 대표는 “외부 요인이라면 심리 치료 등이 필요하지만 야구와 관련한 내부 요인이라면 몸과 기술에서 먼저 보완점을 찾고자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선수와 함께 몸을 돌보는 것이 우선이고. 그 다음 균형을 맞추고 유연성-근력을 갖춘 뒤 그 다음 기술 보완의 단계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야구는 변수의 운동인 만큼 야구를 하는 데 있어 큰 틀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지금은 현역 생활을 마친 지 수 년이 되어가는 시점. 최 대표는 후배들과 함께 제2의 야구 인생을 걷고 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최원호 피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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