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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1승’ 두산, 끝나야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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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0.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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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현철 기자] 전례가 없던 프로야구 새 역사에 단 1승이 남았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페넌트레이스 4위로 가을 야구를 시작해 한국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사상 첫 4위의 반란을 앞둔 두산 베어스가 그 주인공이다.

두산은 지난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서 선발 이재우의 5이닝 무실점투와 계투 데릭 핸킨스의 무실점 호투, 1회 최준석-양의지의 1타점 씩. 그리고 위기에서 당황하지 않은 신예 윤명준과 허경민 등을 앞세워 2-1로 신승했다. 이 승리와 함께 두산은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만들며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을 남겨뒀다.

포스트시즌 개막 이래 두산은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쳤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먼저 2패를 당한 뒤 거짓말같은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여세를 몰아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2차전 0-2 패배를 당했을 뿐 3승을 따내며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냈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서는 대구 원정 2경기를 승리하고 3차전 2-3으로 패한 뒤 2-1 신승을 거두며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런데 두산의 경우는 한 경기, 한 경기마다 주위의 시선이 온탕-냉탕을 오갔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당시 2연패에 빠졌을 때 경기 내용 상 리드를 잡았다가 계투 난조로 동점-역전을 허용했다.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로 내상이 깊었고 선수들의 체력 소모 여부가 화두가 되었다. 그러나 두산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보여주며 3연승에 성공했다. 그나마도 5차전서는 박병호에게 동점 스리런을 내주며 힘들게 이겼다.

LG와의 플레이오프도 사실 극적이었다. 2차전서 레다메스 리즈-봉중근에게 단 1안타로 묶이며 패했을 때는 두산의 물 먹은 방망이에 LG 타선의 해결 능력 부족에도 두산이 여기서 쓰러진다는 의견이 많았다. 두산의 한 코치는 이 시각에 대해 “플레이오프에서 단 1패를 당한 우리가 마치 10연패라도 당한 듯한 이야기가 나오더라”라며 볼멘 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평가에 두산은 다시 힘을 얻으며 2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3차전 5-4 승리 당시 9회초 LG의 연속 2안타 때 임재철-민병헌이 레이저빔 송구로 팀을 구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27일 한국시리즈 3차전서 두산은 코칭스태프가 당황하며 선발 유희관이 3⅔이닝 만에 강판당하는 해프닝을 보여줬다. 여기에 2차전서 주전 3루수 이원석이 옆구리 부상을 당한 데 이어 홍성흔, 오재원이 잇달아 부상으로 쓰러졌다. 오재원의 경우는 햄스트링 근육이 늘어나는 증세로 인해 잔여 경기 출장 여부도 불투명하다. 그리고 2007년 SK와의 한국시리즈서 2연승 후 4연패 한 전례가 언급되어 두산의 위기론이 그 1패로 대두되기도 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가을야구를 계속 치른 두산 선수단의 체력 소모가 큰 것은 야구 관계자들이 모두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만큼 ‘두산은 지쳐있다’라는 전제가 대체로 깔려있다. 두산이 1패를 당하면 그만큼 그들의 향후 행보가 과연 잘 흘러갈 것인지 의문부호가 덕지덕지 붙었다. LG와의 플레이오프를 4차전으로 끝내며 사흘 휴식기를 얻었던 것을 빼면 두산은 계속 하루씩 쉬었다. 야수층이 두꺼운 두산이지만 격전이 많았던 만큼 지친 선수가 많기는 하다.

그만큼 두산 우승의 전제 조건 중 하나는 ‘가능한 빠른 4선승’이다. 2패를 더 당하면 그만큼 삼성에게 따라잡힐 수 있는 여지를 크게 남겨두는 셈. 특히 삼성은 최근 4년 간 계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팀이다. 경기가 많아지는 것은 그들의 한국시리즈 기억 소자에 전력을 불어넣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두산이 그동안 가을 대장정을 치르면서 얻은 장점은 냉정히 따졌을 때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 그 정도다.

4차전 승리로 두산은 우세한 위치를 점했고 삼성 투수진에서 가장 공이 좋은 축이던 차우찬에게 6⅓이닝을 던지게 해 5차전 출장 가능성을 없앴다. 그러나 5차전을 우세하게 이끌지 못하면 결국 삼성 타자들에게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안지만-오승환으로 대표되는 삼성 계투진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진욱 감독은 미디어데이 당시 ‘한국시리즈 최대 7경기 중 몇 경기가 남을 것 같은지’에 대한 질문에 돈을 의미하는 손짓을 보여줬다. 그 자리에서는 7차전까지 갈 것이라고 해석되었으나 김 감독은 “4차전에서 끝내고 싶은 솔직한 마음을 중의적으로 표현했다”라고 밝혔다. 엄지와 검지로 원을 그려 0을 표현했으나 나머지 세 손가락을 모두 펼친 상태였으니 펼쳐진 손가락을 보면 4차전에서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두산에게 시리즈가 길어져봐야 유리한 것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젓는 것은 당연한 이치. 시리즈가 대구로 가면 삼성에게 우세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만큼 두산 선수들은 모두 “대구에 다시 가지 말자”라는 뜻을 함께 하고 있다. 분위기는 두산에게 왔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5차전서 초반 확실한 타선 화력과 선발 노경은을 비롯한 투수들의 안정된 호투가 없다면 두산은 다시 1패에 벼랑으로 몰리는 신세가 될 수 있다. 집요하게 달려들지 못하면 다가오던 우승의 꿈은 그저 신기루가 될 뿐이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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