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실력이면 실력, 인성이면 인성’. 소프트뱅크의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제패를 이끈 이대호(33, 소프트뱅크)를 바라보는 일본 언론의 시선이다. 경기장 내에서의 뜨거운 방망이는 물론 세심한 배려까지 보인 이대호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이대호는 29일 진구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일본시리즈 5차전에서 0-0으로 맞선 4회 결승 2점 홈런을 때리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3번이나 출루하며 소프트뱅크 4번 타자의 위용을 과시했다. 일본시리즈 들어 맹활약을 선보인 이대호는 이날 경기 후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공헌도를 인정받았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 외국인 선수로는 무려 19년 만의 수상이라 더 값졌다.
1차전에서 3안타로 포문을 연 이대호는 2차전에서 결승 2점 홈런을 때렸다. 3차전에서 다소 주춤했으나 시리즈의 분수령이 된 4차전에서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그리고 5차전에서는 자신의 손으로 시리즈를 마무리 지었다. 시리즈 타율은 무려 5할이었고 5경기에서 2개의 홈런과 8개의 타점을 쓸어 담았다. 팀 4번 타자였던 우치카와의 부상, 그리고 야나기타의 부진을 생각하면 이대호가 타선을 진두지휘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언론들도 이대호의 활약을 한껏 조명하며 MVP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모든 언론들이 이대호의 결승 홈런과 MVP 수상 소식을 속보로 타전했다. 또한 이대호의 겸손함을 부각시키는 언론도 많았다.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 그리고 부상으로 결장한 우치카와에 대한 배려심이 MVP 인터뷰에서 돋보였다는 평가였다.
‘스포츠호치’는 “정말 동료들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기회를 준 동료들이 있었고 나는 그들을 불러들이기만 했을 뿐”이라는 이대호의 인터뷰를 언급하며 “자신에게 기회를 준 나머지 야수들에게 감사해 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치카와에 대한 언급에서는 “이대호는 4번이 우치카와의 자리라고 생각했다. 부상으로 결장한 주포에 대한 배려였다”라고 평가했다. 이대호가 일본어로 팬들에게 감사를 표한 것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언급했다.
우승 축하연에서도 이대호는 동료들을 생각하는 마음씨로 일본 언론의 호감을 샀다. ‘스포츠호치’는 “이대호는 아직 상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상금이 들어오면 동료들과 식사를 하는 데 쓰겠다고 했다”라고 세세한 부분까지 상세하게 전달했다. 실력과 인성 모두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인 이대호는 MVP의 자격이 있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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