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울며 칼 빼든 류중일, 타선 대수술 예고

[KS] 울며 칼 빼든 류중일, 타선 대수술 예고

  • 기자명 이대호 기자
  • 입력 2015.10.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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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나믿가믿'은 삼성 류중일 감독의 리더십을 대표하는 말이다. 2011년, 감독 부임 첫 해 외국인타자 라이언 가코를 믿겠다고 했던 류 감독은 결국 그를 부활시키지는 못했지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선수가 제 능력을 펼칠 때까지 기다려주는 그의 리더십은 삼성을 통합 4연패로 이끌었다.

그랬던 류 감독이 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달라졌다. 이유는 마운드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3인방의 엔트리 제외다. 10개 구단 중 투타에서 가장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고, 이를 시즌 내내 유지하며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던 삼성은 그들이 빠지면서 장점까지 모조리 잃고 말았다. 더 이상 류 감독도 믿음의 야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제로 야구 스타일을 바꿀 수밖에 없고, 또 그렇게 해야 삼성도 살아날 수 있다.

29일 한국시리즈 3차전은 달라진 류 감독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팀의 구심점인 이승엽을 과감하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그 자리에 신예 구자욱을 넣었다. 비록 경기는 1-5로 졌지만, 구자욱은 안타 2개를 치며 활약했다. 그리고 이승엽은 9회초 2사 후 대타로 나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류 감독은 "이승엽이 아플 때를 제외하면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제외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2013년 한국시리즈 타율 1할4푼8리, 2014년 한국시리즈 타율 9푼5리로 부진했지만, 류 감독은 그를 전 경기에 출전시켰다. 특유의 믿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1,2차전 이승엽은 8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류 감독은 과감하게 그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그만큼 현재 삼성 전력이 정공법을 고집하기에는 약해졌다는 의미다.

지금 삼성의 문제점은 걱정했던 마운드보다는 타선에서 드러나고 있다. 1차전은 9점을 뽑아내며 역전승을 거뒀지만, 2차전과 3차전은 각각 1점밖에 못 냈다. 특히 4번 타자 최형우의 거취가 주목을 받았다. 현재 최형우의 시리즈 성적은 타율 1할5푼4리다.

류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최형우까지) 3차전 성적이 좋지 않으면 4차전에서는 변화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내내 4번 타자 최형우에게 신뢰를 보내왔던 류 감독이지만, 워낙 안 맞다보니 타순을 옮겨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3차전 패배 후에도 류 감독은 이러한 복안을 재확인했다.

4차전 두산의 선발투수는 좌완투수 이현호다. 삼성은 올해 이현호와 5경기에서 만났는데, 12⅓이닝동안 4득점밖에 못했다. 이현호의 삼성전 평균자책점은 2.92다. 이현호에게 강했던 삼성 타자는 이승엽(7타수 4안타), 구자욱(4타수 2안타) 등이 있다. 반면 야마이코 나바로(4타수 무안타), 최형우(6타수 무안타), 박석민(4타수 무안타) 등 기존 클린업트리오는 무안타로 철저하게 묶였다. 이 점도 류 감독의 타선 대수술을 짐작케 한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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