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부상선수 맞아?" 두산의 불가사의한 힘

[KS] "부상선수 맞아?" 두산의 불가사의한 힘

  • 기자명 이상학 기자
  • 입력 2015.10.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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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1. 29일 한국시리즈(KS) 3차전 3회말 1사 만루에서 허경민이 3구째 파울 타구가 자신의 왼 발등을 강하게 때렸다. 그 자리에 쓰러진 허경민은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지만 다시 타석에 섰다. 비록 그 타석에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그는 9회 경기가 끝날 때까지 공수를 모두 소화했다.

#2. 9회초 2사 1·2루에서 두산 마무리 이현승은 김상수의 강습 타구에 왼쪽 종아리 윗부분을 강타 당했다. 자리에 주저앉은 이현승은 통증을 참고 곧장 일어섰다. 트레이너가 잠시 상태를 체크했을 뿐 마운드를 계속 지킨 이현승은 구자욱을 1루 땅볼 아웃시키고 경기를 끝냈다. 두산의 5-1 승리였다.

KS 3차전 두 장면에 나타나듯 두산 선수들은 마치 통증을 잊은 모습이다. 허경민과 이현승의 장면은 오히려 약과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그리고 KS까지 무려 12경기를 치르며 체력적으로 지치고, 돌발적인 부상도 끊이지 않고 있지만 두산 선수들은 이 모든 악재를 보란 듯 극복하고 있다.

3차전 1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정수빈은 1차전에서 타석 중 왼 검지에 공을 맞아 열상으로 6바늘을 꿰맸다. 한 의사는 "칼에 베이는 것은 꿰매면 되지만 공에 맞으면 피부조직이 손상되기 때문에 경기를 뛰기 힘들 것이다"고 했다. 그런데 정수빈은 2차전만 결장했고, 3차전에서 수비는 나서지 못했지만 지명타자로 2루타 포함 1안타 2볼넷 맹활약했다.

가장 놀라운 선수는 역시 포수 양의지다. NC와 PO 2차전에서 나성범의 파울 타구에 우측 엄지발톱 끝부분에 미세골절을 입었다. PO 3차전을 결장했지만 이후 PO 4~5차전, KS 1~3차전까지 5경기 연속 단 한 번 교체 없이 모든 이닝을 풀타임 출장 중이다. 부상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양의지는 정말 골절을 입은 선수 같지 않다. 원바운드 되는 공 블로킹하는 것을 보면 무의식적인 반사 신경으로 한다.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안 되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 그래서 대단한 것이다. 참기 어려운 통증일텐데도 무던한 성격에 웃으면서 한다"고 놀라워했다.


이용철 위원은 두산 선수들의 불가사의한 부상 투혼의 원천을 김태형 감독 리더십에서 찾고 있다. 이 위원은 "두산은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김태형 감독도 강하게 할 때는 강단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선수들이 부상을 참으며 뛰는 걸 보면 두산 출신으로 팀을 이끌어가는 정통성의 힘을 볼 수 있다"며 "만약 이번에 두산이 우승하게 되면 부상자들의 투혼이 먼저 나와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 스스로 즐겁게 하며 피로감을 잊지 않았나 싶다. 지금처럼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김현수는 "부상 선수들이 아프다거나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말한다. 그런 양의지는 그저 "재미있다"며 가을야구의 긴박함을 즐기고 있다. 다친 것이라곤 믿기지 않은 부상 선수들의 투혼, 두산이 불가사의한 힘과 저력으로 2015년 가을을 지배하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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