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수민 기자] kt 위즈의 1루 포지션이 베테랑들의 경쟁으로 뜨겁다.
kt는 시범경기를 통해 점차 최상의 전력을 구상하고 있다. 조범현 감독은 내·외야진 구성이 어느 정도 끝나가고 있음을 밝혔다. 당초 예상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내야진을 본다면 키스톤콤비에 박경수-박기혁, 3루수에 마르테가 주전으로 나선다. 하지만 1루 포지션에서 확정된 주전 선수가 없다.
조범현 감독은 주전 1루수에 대해 “컨디션에 따라 선수들을 출전시킬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1루수를 볼 수 있는 자원은 많다. 베테랑 신명철, 조중근, 장성호에다가 유망주 문상철, 김동명도 있다. 현재까지 치른 시범경기 7경기에서 주전 1루수로 신명철이 3경기, 조중근, 문상철이 각각 2경기씩을 소화했다. 특히 신명철의 가세가 눈에 띈다.
kt 초대 주장에 이어 올 시즌도 주장을 맡은 신명철은 지난해 퓨처스리그 주전 2루수였다. 지난해 주로 1루수로 출전한 건 김동명과 조중근. 하지만 조 감독은 “2루에 (박)경수가 있어서 명철이를 1루수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명철은 원래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다. 그리고 1루수로 출전하면서 연이은 호수비로 팀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신명철은 14일 두산전에서 어려운 타구들을 연속해서 처리해냈다. 그는 팀이 0-1로 뒤진 4회초 무사 1루서 김현수가 때린 날카로운 땅볼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은 뒤 투수 어윈에게 토스했다. 그리고 팀이 1-4로 뒤진 5회초 2사 3루서 다시 한 번 김현수의 강한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신명철은 6회에도 김재호의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포구해 직접 베이스를 터치하며 호수비 퍼레이드를 연출했다.
15일 두산전에서도 신명철의 호수비가 돋보였다. 신명철은 2-4로 뒤진 6회초 1사 만루에서 김현수의 땅볼 타구를 잡아 홈에 재빨리 송구했다. 이어 용덕한이 3루 주자를 홈에서 포스 아웃시킨 뒤 다시 신명철에게 송구해 3-2-3 더블 플레이를 만들었다. 1루 쪽으로 향하는 웬만한 타구는 모두 신명철의 글러브에 막혔다. 주전 1루수로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타격에 있어선 조중근의 기세가 무섭다. 조중근은 시범경기 7경기서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3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2루타도 3개나 날리면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부터 타격 페이스가 가장 좋다. 일본 스프링캠프 MVP 역시 조중근의 몫이었다. 조 감독 역시 “중근이가 많이 좋아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확실히 공격력 면에서 앞선 상황이다.
장성호는 주로 지명타자나 대타로 출전 중이다. 조 감독은 장성호에 대해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래야 야구를 오래 할 수 있지 않겠냐”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1루 수비보다는 지명타자 혹은 대타로 많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 감독의 말대로 컨디션에 따라 바뀔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기대를 모으고 있는 문상철은 시범경기에서 단 1개의 안타에 그치며 부진 중이다. 또한 김동명은 지난해 주전 1루수였지만 베테랑들의 가세로 스프링캠프에선 주로 외야 훈련을 소화했다. 그러나 현재 부상으로 시범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 결국 주전 1루수로 베테랑 선수들이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krsumin@osen.co.kr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