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의 박찬호-한화, 마지막은 이글스 유니폼

의리의 박찬호-한화, 마지막은 이글스 유니폼

  • 기자명 이상학 기자
  • 입력 2014.07.1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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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코리안특급' 박찬호(41)가 올스타전에서 시구와 은퇴식을 갖고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고했다. 조금은 늦은 은퇴식이었지만 선수들이 직접 주도해서 마련한 은퇴식이라 기쁨과 감동은 두 배였다.

가장 관심을 모은 건 과연 박찬호가 어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를지 여부였다. 이날 경기가 열린 곳은 KIA의 홈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여기에 전구단 선수들이 모이는 올스타전 무대에서 태극기를 마음 속에 짊어지고 던졌던 그의 전성기를 감안하면 국가대표 유니폼이 유력할 것으로 보였다.

궁금증은 박찬호가 시구를 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는 순간 해소됐다. 그가 입은 것은 다름 아닌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데이 유니폼. 과거 빙그레 시절을 본딴 줄무늬 유니폼에 박찬호의 이름과 등번호 61번이 어우러졌다. 그는 그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서 마지막 공을 뿌렸다.

사실 박찬호도 은퇴식에서 어떤 유니폼을 입을지 상당한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은퇴식 전 구단에 와서도 어떤 유니폼을 입어야 할지 물어봤다. 본인이 고민한 끝에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며 "박찬호의 유니폼도 구단에서 준비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갖고 있던 것을 직접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찬호가 이날 입은 유니폼을 보면 그가 2012년 한화에서 활약할 당시 직접 찍었던 그룹 CF 광고 패치가 그대로 붙어있다. 박찬호가 레전드 데이 유니폼을 착용하고 마운드에 오른 건 2012년 7월19일 대전 삼성전이 유일하지만 빙그레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고이 간직해두다 마지막 은퇴식에서 다시 꺼내입었다.

박찬호는 2012년 11월 은퇴 기자회견 당시 총 13벌의 유니폼을 모두 가져와 그 의미를 하나 하나 이야기했다. 이날 그는 마지막으로 입은 한화 유니폼을 가리켜 "한국에서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게끔 도와준 소중하고 값진 추억"이라고 했다. 특히 어린 시절 그의 꿈이었던 빙그레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순간을 뜻깊게 장식했다.

한화 구단도 박찬호에 대한 의리를 잊지 않았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팀에 있었던 선수였기에 당연히 뭔가를 준비해야 했다"며 "정승진 대표이사께서 박찬호가 컬렉션을 좋아하는 것을 생각했다. 선수의 취향에 맞춰 홍보팀에서 5가지 종류의 컬렉션을 준비했다"고 설멸했다. 액자 사진 바탕으로 레전드 유니폼 원단을 깔아 레전드 예우를 갖췄고, 등번호 61번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1~2군 선수·코치 61명의 메시지도 담아넣었다.

한화 구단은 박찬호와 인연의 끈을 놓지 않을 계획이다. 이번 은퇴식과는 별도로 대전 홈경기에 맞춰 박찬호를 위한 특별행사를 할 준비가 되어있다. 한화 관계자는 "일정만 맞으면 어떤 형태로든 하게 될 것이다. 우리 구단이 또 그런 행사는 잘 하지 않느냐"고 했다. 박찬호는 오는 29일 다시 미국으로 갈 예정. 하지만 한화 구단과 조율을 통해 일정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와 한화가 끈끈한 의리를 발휘하며 소중한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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