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KIA행, 19년만에 뭉친 '광주일고 트리오'

김병현 KIA행, 19년만에 뭉친 '광주일고 트리오'

  • 기자명 이상학 기자
  • 입력 2014.04.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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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함께 메이저리그를 누빈 전설의 광주일고 트리오가 드디어 타이거즈에서 뭉쳤다. 김병현의 깜짝 KIA행 트레이드로 기존의 서재응-최희섭과 함께 광주일고 트리오가 무려 19년 만에 고향팀에서 재결성했다.

KIA는 10일 신인 투수 김영광을 넥센에 보내는 조건으로 넥센 투수 김병현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병현은 고향팀 KIA로 돌아와 마지막 재기의 꿈을 키우게 됐다. 고향 광주 그것도 서재응과 최희섭처럼 함께 뛰었던 선후배들이 있는 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서재응-김병현-최희섭은 광주일고 1년 선후배 사이. 서재응이 맏형, 최희섭이 막내로 김병현이 중간이다. 고교 시절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인 세 선수가 한 팀에서 뛴 것은 서재응이 3학년, 김병현이 2학년, 최희섭이 1학년이었던 1995년 청룡기고교대회 이후 무려 19년 만이다. 서재응은 선발, 김병현은 선발과 구원, 최희섭은 1학년 4번타자로 뛰었다. 여기에 3학년 포수 김상훈까지 광주일고는 전국 최강팀으로 우승을 밥먹듯한 강팀이었다.

세 선수는 모두 연고팀 해태로부터 우선 지명을 받았지만 나란히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그들은 '선구자' 박찬호와 함께 한국인 메이저리거 1세대로 빅리그를 누볐다. 서재응은 선발투수, 김병현은 마무리투수, 최희섭은 거포 1루수로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며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알렸다. 낯선 타지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버텨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하나둘씩 고향팀으로 돌아왔다. 최희섭이 2007년 5월 시즌 중 메이저리그의 꿈을 접고 가장 먼저 복귀했고, 서재응도 2008년부터 고향팀 KIA에서 뛰고 있다. 두 선수는 2009년 타이거즈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힘을 보태며 영광을 함께 했다.

이어 김병현이 2012년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그가 입은 유니폼은 KIA가 아닌 넥센이었다. 2007년 해외파 우선지명을 통해 넥센의 전신격이라 할 수 있는 현대가 김병현을 지명했고, 그 지명권을 넘겨받은 넥센이 김병현을 영입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더 이상 과거의 김병현이 아니었고, 구위 저하와 제구 난조로 넥센에서 설자리를 잃어갔다. 이때 고향팀 KIA가 마지막으로 김병현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KIA행 트레이드 발표 후 김병현은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었는데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됐다"며 서재응 선배, 희섭이와 함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고교 이후 한 팀에서 유니폼을 입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재응도 "병현이의 몸이 안 좋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1이닝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우리가 힘을 합해서 막으면 된다. 김태영과 둘이서 필승조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김병현이 와서)좋다"고 반색했다.

서재응·김병현·최희섭 모두 어느덧 30대 중반 노장으로 전성기와 거리가 멀다. 서재응과 김병현은 이제 선발이 아닌 중간 투수이고, 최희섭은 부상과 재활로 올 시즌에는 아직 1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 때 한국야구를 대표하던 '광주일고 트리오'의 재결성은 타이거즈에 큰 동기를 부여하는 사건이라 할만하다.

waw@osen.co.kr

<사진> 서재응-김병현-최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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