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학교폭력, 더 이상 철없던 시절 ‘실수’가 아니다

[기자수첩] 학교폭력, 더 이상 철없던 시절 ‘실수’가 아니다

  • 기자명 신수정 기자
  • 입력 2023.03.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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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신수정 기자] 또 한 번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학교폭력, 이제 학교폭력은 철없던 시절의 장난과 실수가 아닌 중대한 범죄가 됐다.

최근 공개된 김은숙 작가의 ‘더 글로리2’가 1편의 인기를 이어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더 글로리2는 이날 기준 넷플릭스 ‘톱TV쇼’ 부문에서 13일 기준 전 세계 2위를 기록했다.

더 글로리는 고등학교 시절, 끔찍한 괴롭힘에 시달렸던 여자가 많은 시간이 흐른 후, 가해자들을 응징하기 위해 치밀한 복수를 감행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식을 줄 모르는 인기 덕에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단 더 글로리의 한 PD가 저지른 학교폭력 주목을 받았다. 최근 더 글로리를 연출한 PD A씨가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A씨는 해당 과거 학교폭력 행사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A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한 입장문에서 “1996년 필리핀 유학 당시 교제를 시작한 여자친구가 있었다. 여자친구가 본인으로 인해 학교에서 놀림거리가 됐다는 얘기를 듣고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타인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줬다”라며 “이 일을 통해 상처받은 분들께 마음속 깊이 용서를 구한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뵙거나 유선을 통해서라도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들의 과거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 만에 사임하게 된 정순신 변호사도 큰 논란을 몰고 왔다. 실제 정순신 변호사는 검사였던 당시 학교폭력 조사단계부터 개입해 아들의 진술서를 두 번이나 번복해 쓰게 하고, 언어폭력은 폭력이 아니라는 식으로 아들을 두둔해 전학 처분이 나왔음에도 1심, 2심, 대법원까지 소송을 진행하면서 전학을 지연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렇듯 학교폭력은 단순히 개인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사건으로 커지고 있다. 학교폭력이 단순히 불량 학생의 폭력 차원의 문제를 넘어 다양하고 잔인한 형태로 진화했던 것이다.

금전 갈취와 구타 등에 더해져 심부름을 시키기도 하며, 피해자를 ‘투명 인간 취급’하는 집단따돌림도 생겼다.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디지털 폭력뿐만 아니라 고문을 비롯한 각종 가학 행위, 성매매 강요 등 범죄 행위 강요까지 이어졌다. 이번 정순신 변호사 자녀의 학교폭력 등과 같은 소위 사회 상류층 가정의 학생이 부유한 환경과 부모의 지위를 이용해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처럼 수위가 높아진 학교폭력은 피해자들에게 평생 후유증을 안겨 준다. 더 이상 과거 ‘아이들끼리의 장난’, ‘철없던 실수’라고 변명하기에는 심각한 사회적, 국가적 문제로 발전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한다고 하더라도 학교폭력이 끝나는 건 아니다. 피해자들의 상처는 가해 학생의 사과 등으로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심지어 시간이 많이 흘러 지금까지도 피해자에게 사과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상처가 아물지 않은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은 이미 잊어버린 그 고통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국민 여론도 학교폭력 가해자들에게 호의적이지 않는 경향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없던 일일 수 없으며 자신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여론의 질타와 함께 더 큰 벌을 받는 경우로 이어지고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학교폭력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가해자들은 폭력을 멈추고 진심 어린 사과를 구해야 하며, 교육자들은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큰 경각심을 심어주는 등 다양하고 일관된 교육을 연구, 실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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