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추신수 발언과 태극마크 품격과 의미

[기자수첩] 추신수 발언과 태극마크 품격과 의미

  • 기자명 설재혁 기자
  • 입력 2023.01.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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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지난 21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프로그램인 'DKNET'에 출연해 2023 월드클래식베이스볼(WBC) 대표팀 구성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그는 진행자의 민감한 질문에 솔직한 답변했지만, 그의 발언은 큰 파장을 불러왔다.

가장 크게 논란이 불거진 부분은 이번 WBC 대표팀 전력 구성과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의 미발탁에 대한 추신수의 비판이었다. 먼저 추신수는 WBC 대표팀 전력 구성에 대해 김현수와 김광현, 양현종 등 수년간 국제무대에서 활약한 선수들의 발탁보다는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얼굴,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 승선이 필요했다고 평했다.

추신수는 "제가 한국야구를 경험을 해보니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런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그런 국제 대회에 나가면 선수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마인드 자체가 달라진다"면서 "예를 들면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제구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제가 봤을 때 그만큼 던지는 기량의 투수가 없다. 또 안우진도 마찬가지다. 이런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얼굴을 비춰서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국야구가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KBO리그 최고 유망주로 손꼽히고 있는 문동주는 지난해 발표한 예비명단 50인에는 포함됐지만, 아쉽게 최종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안우진은 지난해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 1위로 2관왕에 올라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KBO 최고의 투수로 성장했지만, 고교 시절 학교폭력 문제로 인해 WBC 명단에서 제외됐다.

특히 안우진의 미발탁에 대해 크게 아쉬움을 드러낸 추신수다. 그는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다. 제3자로써 들리고 보는 것만 보면 굉장히 안타깝다. 외국에 나가면 박찬호 선배님 다음으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이 있는 선수다"면서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어릴 때 잘못을 저질렀지만 지금은 뉘우치고 출장정지 징계도 받았다. 그런데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신수는 "야구 선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일찍 태어났다고 해서 선배가 아니다. 이런 불합리한 혜택을 보고 있는 후배들이 있으면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도 나서질 않는다. 후배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고, 잘못된 곳에서 운동을 하고 있으면 바꿀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고 도움이 되려고 해야 하는데 그냥 지켜만 본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추신수는 한국 야구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이번 대표팀 명단과 안우진 미발탁, 선배 야구 선수들의 역할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들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국제무대 경험을 통해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성공하는 것이 한국 미래의 발전으로 바라볼 여지가 있고, 스포츠계서 수십년간 뿌리 깊게 박혀있었던 폭력 관련된 문제에 대한 용서의 무게를 재단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은 개인의 성공만을 위한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태극마크는,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스포츠인의 품격과 그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똘똘 뭉쳐 투혼과 뜨거운 열정을 보여줘 국민들에게 여러 함의가 담긴 감동과 진정성의 상징인 것이다.

설재혁 기자 jaehyeok9@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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