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현장] '터보가드' vs '동부산성 수장'…코트에서 만난 옛 전우

[데일리현장] '터보가드' vs '동부산성 수장'…코트에서 만난 옛 전우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3.01.1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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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9일 열린 KBL 정규리그 4라운드 경기서 원주 DB와 맞붙은 고양 캐롯의 김승기 감독 / KBL)
(사진=19일 열린 KBL 정규리그 4라운드 경기서 원주 DB와 맞붙은 고양 캐롯의 김승기 감독 / KBL)
(사진=19일 열린 KBL 정규리그 4라운드 경기서 고양 캐롯과 맞붙은 원주 DB의 김주성 감독대행 / KBL)
(사진=19일 열린 KBL 정규리그 4라운드 경기서 고양 캐롯과 맞붙은 원주 DB의 김주성 감독대행 / KBL)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고양 캐롯과 원주 DB 간 맞대결. 두 팀의 승부와 함께 눈길을 끌었던 것은 터치라인에서 선수들을 향해 끊임없이 지시를 내리고 있던 김승기 감독과 김주성 감독대행, 두 사령탑이었다.

1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고양 캐롯과 원주 DB가 맞붙었다.

이날 경기는 DB 김주성 감독대행이 처음으로 캐롯 김승기 감독과 지략대결을 펼친 날. 물론, 김 감독대행은 코치로서 이상범 전 감독을 보좌하며 캐롯을 상대했던 바 있지만 사령탑으로서의 맞대결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김주성 감독대행과 김승기 감독은 현역 시절 한 팀에서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전우다. 두 사령탑이 정장을 차려입고 코트에서 악수하는 모습은 오랜 시간 KBL을 지켜본 팬들이라면 향수에 젖을 법한 장면이다. 기자도 어린 시절을 원주에서 보냈는데, 아버지와 함께 치약체육관을 찾아 김주성 감독대행과 김승기 감독을 관중석에서 응원했던 기억이 있다.

(사진=2002-2003시즌 당시 원주 TG 엑써스에서 뛰었던 김승기 감독의 경기 모습 / KBL)
(사진=2002-2003시즌 당시 원주 TG 엑써스에서 뛰었던 김승기 감독의 경기 모습 / KBL)

현역 시절 '터보 가드'라 불렸던 김승기 감독은 1998년 원주 나래(現 원주 DB)에 입단했고, TG 엑써스로 이름이 바뀌는 2003년까지 활약했다. 이후 울산 모비스로 잠시 떠났다가 2005년 원주 동부 프로미로 돌아와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김주성 감독대행의 경우 김승기 감독의 TG 엑써스 생활 마지막인 2002-2003 시즌에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했다. 이미 국가대표 경험까지 했던 김 감독대행은 입단 첫 시즌부터 맹활약을 펼쳤고, 팀이 정규리그 3위와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데 톡톡히 기여했다. 

당시 TG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던 이로는 김주성 감독대행을 비롯해 김승기 감독, 허재 캐롯 대표이사, 정경호 캐롯 단장, 신기성 해설위원 등이 있다. 이들을 지휘했던 이는 전창진 현 전주 KCC 감독. 최근 KBL에 빠진 농구팬들이라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 아는 얼굴들"이라는 명언(?)이 떠오를 법도 하다. 아울러 여러모로 김주성 감독대행과 캐롯 간 접점도 있는 셈이다.

동부는 김주성 감독대행 데뷔 후 단단한 수비력을 팀컬러로 삼은 농구를 펼치며 '동부산성'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그 수장은 단연 KBL 통산 블록슛 역대 1위(1037개)인 김주성 감독대행. 물론, 김 감독대행은 블록슛 등 수비뿐 아니라 리바운드(4425개)와 득점(1만 288점) 부문에서도 KBL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김주성 감독 대행도 앞서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선수들과 심도있는 대화를 통해 잘 준비를 하겠다"면서도, "실점이 많기 때문에 수비쪽에 신경을 많이 쓰고있다. 그렇다고 해서 공격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공수 모두 적극적으로 하는 팀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높이의 이점을 살려가며 보다 디테일한 준비 과정을 거쳐 DB산성을 다시 쌓겠다는 각오다. 

(사진=2002-2003시즌 당시 원주 TG 엑써스에서 뛰었던 김주성 감독대행의 경기 모습 / KBL)
(사진=2002-2003시즌 당시 원주 TG 엑써스에서 뛰었던 김주성 감독대행의 경기 모습 / KBL)

두 팀의 경기를 보면서 사령탑들의 현역 시절과 닮은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올 시즌 캐롯은 '양궁 농구'라 불리며 외곽포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지만, 팀의 중심으로 성장 중인 이정현이 가끔 보여준 빠른 드리블은 파워 넘쳤던 '터보 가드' 김승기를 떠올리게 했다.

DB 역시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김주성 시대 '동부산성'을 이을 'DB산성'을 재건 중이다. 올 시즌 KBL에서 가장 뜨거운 슈터인 전성현을 3쿼터까지 0점,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단 3점으로 묶었다. 또 다른 에이스 이정현 역시 3점에 그쳤다. 확실히 상대 에이스를 철저히 봉쇄한 부분은 합격점이었다. 김종규 등 부상자 복귀 후 더욱 높이 쌓아 올려질 DB산성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상당히 치열했던 이날 경기는 '선배' 김승기 감독의 승리로 끝났다. 김 감독은 정규리그 4연승의 기쁨을 맛 봤고, 김주성 감독대행의 DB는 2연패에 빠졌다. 

고양=우봉철 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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