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 아프간 피랍 사건 조명한 '교섭'...황정민X현빈X임순례, 신뢰로 뭉쳤다

[시사회] 아프간 피랍 사건 조명한 '교섭'...황정민X현빈X임순례, 신뢰로 뭉쳤다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3.01.14 23:23
  • 수정 2023.01.15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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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갈등과 함께 폭발하는 액션...황정민, "민감한 소재인 줄 몰라...임순례 감독이라 무조건 했다"

13일 서울 강남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교섭'의 언론배급시사회 현장 (왼쪽부터) 배우 현빈, 임순례 감독, 강기영, 황정민 (사진=연합뉴스 제공)
13일 서울 강남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교섭'의 언론배급시사회 현장 (왼쪽부터) 배우 현빈, 임순례 감독, 강기영, 황정민 (사진=연합뉴스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황정민과 현빈 주연, 임순례 감독의 신작 ‘교섭’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임순례 감독의 신작이자 배우 황정민과 현빈의 조합으로 화제가 된 ‘교섭’이 설 연휴를 앞두고 관객을 찾는다. 13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에는 작품 상영 이후 임순례 감독, 배우 황정민, 현빈, 강기영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교섭’은 화려한 출연진과 제작진으로 일찍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평소 연예계 절친으로 알려진 배우 황정민과 현빈이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이 모아졌고, ‘제보자’,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으로 오랜 시간 작품성을 인정받은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가 됐다.

영화 '교섭' 스틸컷 (사진=메가박스 제공)
영화 '교섭' 스틸컷 (사진=메가박스 제공)

한국인들이 분쟁지역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게 납치됐다. 교섭 전문가로 현지에 파견된 외교관 ‘재호’(황정민)은 오랜시간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활동한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과 마주한다. 현지 상황에 능통한 국정원 요원과 원칙에 따라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일념이 강한 외교관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부딪히지만, 결국 인질을 살려야 한다는 목표 하나로 힘을 합친다.

작품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이라는 실화를 연상시킨다. 당시 분쟁 지역이던 아프간스탄에 선교를 위해 방문한 교인 23명이 탈레반에게 납치당했던 사건을 다뤘지만, 해당 실화는 맥락만 가져왔다. 극중 교섭 과정과 스토리는 창작된 내용이다.

다소 민감한 소재일 수 있는 사건을 연상시켰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선명한 캐릭터와 스토리. 스펙터클한 액션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국가의 책임과 공무원의 역할, 그들의 선택과 갈등에 포커스를 두었기에 실화를 향해 일어날 수 있는 논쟁의 여지를 줄였다. 납치된 국민을 살려야 한다는 임무를 받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처한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이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과정이 제대로 담겼다.

작품 시사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임순례 감독은 “이 사건이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굉장히 민감할 수 있는 소재다. 처음에도 이 부분 때문에 연출을 맡기까지 주저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만큼 어느 각도에 따라 보느냐에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작품의 소재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프간이라는 미지의 땅, 탈레반이라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잔혹한 집단을 상대로 국민의 생명을 지켜 돌아와야 하는 사명감에 다뤄보고 싶었다. 그 직무를 수행해야 했던 공무원, 국가의 책임 등 이런 이야기를 풀어보면 한국에서 기존에 다루던 영화들과 다른 이색적인 작품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에 만들게 됐다”며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실적인 묘사와 민감한 소재에서 비롯될 수 있는 현지 반응에 대해 임순례 감독은 “아프간의 실상을 그리는 데 있어 왜곡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한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 작년 많은 국제 뉴스를 통해 봤겠지만, 오히려 실상이 더 잔인하면 잔인했지 영화를 위해 뭔가를 과장하거나 왜곡했다는 이유로 그들의 항의할 부분은 거의 없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확신을 드러냈다.

영화 '교섭' 스틸컷 (사진=메가박스 제공)
영화 '교섭' 스틸컷 (사진=메가박스 제공)

‘교섭’에서 황정민은 최근 작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강렬함을 선사한다. 아프가니스탄을 처음 방문한 외교관이자, 원칙주의자 면모를 갖고 있는 ‘재호’ 역을 맡은 황정민은 말끔한 수트와 유능한 교섭 전문가로 등장한다.

황정민은 작품 출연 이유에 대해 “민감한 사안을 떠나, 임순례 감독님이라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저는 무조건 하겠다고, 대본을 읽기도 전에 한다고 해서 이 작품의 민감한 소재에 광해 잘 모른다”라고 말했다. 2001년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영화계에 데뷔한 이후 승승장구하며 한국 영화계에 큰 획을 남긴 그는 감독에 깊은 믿음을 드러냈다.

임순례 감독 또한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온 배우 황정민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황정민 배우가 의자에 앉아 미동 없이 대사와 표정 만으로 긴장감을 끌고 가야 하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에서 ‘이래서 다들 황정민, 황정민 하는구나’라는 걸 느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때는 황정민이 초짜였지만, ‘교섭’은 저보다 경험이 훨씬 많아진 상태로 만나 아주 도움을 많이 받았다. 실제로 서로 굉장히 신뢰하면서 작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역할에 대해 “‘정재호’라는 인물 자체가 창작된 인물이다. 때문에 민감한 소재 자체보다는 나라의 대표 직함을 갖고 있으면서 자국민을 구해내야 하는 인물의 에너지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느냐게 저에게 가장 중요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인질을 구해내야 한다는 일념이 누구보다 강하다. 그 마음을 함부로 표현할 수 없는 이유는 외교관이라는 직업적인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다치는 건 상관 없지만, 나라가 손가락질 받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대식’과 상충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 ‘카심’(강기영)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영화 '교섭' 스틸컷 (사진=메가박스 제공)
영화 '교섭' 스틸컷 (사진=메가박스 제공)

현빈은 험난한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오랜 시간 국정원 요원으로 지내온 인물 ‘대식’ 역을 맡았다. 명분 아래 철저한 원칙주의자인 ‘재호’와는 대비되는 인물인 ‘대식’은 인질을 구하기 위해 탈레반과 직접 만나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그는 거칠지만 오랜 현장 경험에서 비롯된 능숙함으로 ‘재호’를 돕는다.

현빈은 영화에 대해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박대식’이라는 인물은 허구의 인물이다. 이 인물 또한 사람이고, 자국민을 구하는 임무를 가졌기에 그 시선으로만 바라봤다. 특별히 민감한 소재라고 해서 작품 선택 여부에 좌우된 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식’에 대해 “과거 인질을 눈앞에서 잃은 트라우마가 있다. 이번 인질 사건에 대해 더 남다르게 접근하고, 과오를 남기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절박한 인물이다”라며, “‘대식’ 혼자 그 지역에 버려지다시피 있었던 인물인데, 재호가 합심해서 한 마음으로 있다는 것 자체로 큰 힘이 되고 어느 순간 의지했을 것이다. 재호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을 대식이 대신 처리해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통역사 ‘카심’ 역을 맡은 강기영은 특유의 밝은 에너지의 두 캐릭터의 무게를 덜어준다.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활약한 후 영화 ‘교섭’으로 스크린에 돌아온 강기영은 “‘카심’은 통역뿐 아니라 일에 대한 정산이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교섭이 고조되는 시점에 조금이나마 윤활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어 매력적인 캐릭터였다”고 전했다.

영화 '교섭' 스틸컷 (사진=메가박스 제공)
영화 '교섭' 스틸컷 (사진=메가박스 제공)

‘교섭’은 한국 영화 최초로 아프가니스탄의 풍경을 스크린에 옮겨야 했다. 입국 자체가 불가능했던 아프가니스탄을 구현하기 위해 요르단 현지에서 촬영을 진행한 임순례 감독은 “최대한 아프간과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나라를 찾았다. 요르단은 풍경적으로도 굉장히 비슷하고, 중동지역에서 가장 안전한 나리이기도 하다. 특히 할리우드와 많은 영화를 찍었기 때문에 영화 산업의 인프라도 갖춰져 있다”라고 전했다.

중간에 등장하는 아프가니스탄 현지 촬영 장면에 관해서는 “해외 촬영을 마친 후 인서트로 아프간의 풍경이 필요했다. 농담 삼아 가서 찍을까, 했더니 주변에서 살아 돌아올 수 없다고 하더라. 아프간 현지에 있는 스텝들에게 부탁을 해서 영화에 넣을 수 있었다”며 리얼한 촬영 비하인드를 밝히기도 했다.

작품의 핵심이 되는 두 인물이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황정민은 “저는 명분과 실리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무조건 명분이 먼저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영화라는 매체는 스크린을 통해 우리의 연기와 이야기를 관객들과 소통하는 것이지만, 인간과 인간의 관계이기도 하다. 예술의 의미가 거기 있는 것 같다. 영화든 연극이든 마찬가지다. 그런 명분이 실리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에 현빈 또한 실리보다 명분을 꼽았다. 그는 “심도 있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굳이 둘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명분이다. 일을 할 때도 그렇고 명분을 더 중요시하면서 살아왔다”고 답했다.

영화 '교섭' 스틸컷 (사진=메가박스 제공)
영화 '교섭' 스틸컷 (사진=메가박스 제공)

지난해 ‘공조 2’로 흥행에 성공한 현빈은 ‘교섭’에서도 스펙터클한 액션을 선보인다. 현빈은 ‘공조’보다 ‘교섭’의 액션 장면이 더 녹록치 않았다고 전하면서, “촬영 들어가기 전에 스턴트 팀과 오토바이 연습을 했었다. 제가 타기 가장 수월한 오토바이를 정해서 촬영을 했는데 모래 바닥이라 좀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 그래도 별탈없이 촬영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순례 감독은 “액션, 폭발 장면을 처음 찍어봤다. 황정민은 그런 영화를 많이 찍었기 때문에 거의 특수효과 팀과 같이 어떻게 설치를 하고, 폭발을 하는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많이 줬다. 현빈도 액션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두 배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두 배우를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끝으로, “3년동안 한국 영화 불황이 너무 심했다. ‘교섭’이 좋은 영향이 되어 전진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희망을 밝힌 임순례 감독은 “황정민 배우가 실리를 따지지 않고 명분을 선택했지만, 그에게도 ‘교섭’의 흥행으로 인한 실리가 돌아가기를 바란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아프가니스탄에 붙잡힌 인질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황정민과 현빈의 의기투합, 압도적인 풍광 속에서 벌어지는 스펙터클한 액션을 담은 영화 ‘교섭’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강남=박영선 기자 djane7106@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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